민주통합당 구성의 한 축인 한국노총이 김한길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5일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통합당 정책대의원을 대표하는 20여 명의 대표자와 간담회를 열었다"며 "각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거친 끝에 김한길 후보가 적합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김 후보가 "당의 화합을 이끌고 중도세력을 결집시켜 대선에서 승리하고 노동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한국노총은 다만 1인 2표제에 따라 1순위 표는 김한길 후보를 선택하되, 나머지 한 표에 대해선 조직별 평가를 거쳐 각 조직별로 '친노동자' 성향의 후보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당대표로 김한길 후보를 선택하지만 이해찬 후보와 다른 모든 후보들 역시 존경하고 지지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전체 대의원 1만 4995명 가운데 한국노총 소속 정책 대의원은 2000명이다.
이날 오전만 하더라도 한국노총의 이해찬 지원설이 논란거리였기 때문에 한국노총의 결정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용득 위원장을 만나 이해찬 후보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 원내대표와 이 위원장 측은 회동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지원요청설은 부인했었다. 하지만 김한길 후보 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정성호 의원은 "당일 모임에 참석한 한국노총 관계자들에 의하면 그날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당 대표 경선이 흥행하고 있는 지금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겠지만 경선이 마무리되고 나면 대선을 위해서라도 분명하게 정리해서 공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런 까닭에 한국노총이 '김한길 지원'을 공식화하고 나선 것은 구설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게다가 한국노총이 총선 과정에서 한명숙 지도부와 갈등이 적지 않았던 점을 상기시키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본질적 이유는 딴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손학규 전 대표가 출마한 지난 해 분당 재보선에서 공식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한국노총을 통합에 합류시키기 위해 큰 공을 들인 사람이 바로 손학규 전 대표다. 한국노총을 움직인 보이지 않는 손은 손 전 대표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당대회 막바지 이해찬 후보는 새누리당고 박근혜 전 대표를 맹공했고 김한길 후보는 한국노총을 가세시켰다. 점점 승부가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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