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고 1983년 참사 현장인 아웅산 묘지를 참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남쪽 450Km 양곤으로 이동해 수치 여사를 만났다.
이 회동에는 미얀마 정부도 협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양곤의 한 호텔에서 수치 여사를 만났다.
이 대통령과 수치 여사는 오전 10시30분(현지시각)부터 약 45분 가량 단독 면담을 한 뒤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민주주의가 희생돼서는 안된다"면서 "경제를 살리는 만큼 민주주의도 함께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얀마 국민이 다 행복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 큰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수치 여사가 꿈꾸는 미얀마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수치 여사 역시 민주주의와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한 이 대통령의 의견에 공감했다. 수치 여사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양국이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어린 세대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서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그들이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수치 여사는 "이 대통령의 미얀마의 실상을 이해한 것에 크게 고무됐고,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아웅산 국립묘지를 찾았다. 이 곳은 지난 1983년 10월9일 북한이 저지른 '아웅산 테러' 참사가 일어난 곳이다.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버마(현 미얀마)방문을 수행한 서석준 부총리와 이범석 외무장관 등 17명이 북한 공작원이 설치한 폭탄에 목숨을 잃었다.
이 대통령은 미얀마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의 묘비가 있는 계단을 올라가 '17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적혀진 조화를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나는 미얀마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아웅산 묘지를 찾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여기에서 우리나라 고위 관료 17명이 희생된, 20세기 역사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던 곳"이라며 "가족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역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아웅산 국립묘지 방문은 삼엄한 경호 속에 진행됐다.특히 '암살대응팀'(CATㆍCounter Assassination Team)요원들도 밀착 경호했다. 미얀마 정부도 이 대통령이 움직이는 동선 50m마다 무장병력을 촘촘히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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