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고문은 11일 <한겨레>를 통해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텐데, 저는 (단일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인터뷰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진행한 것으로 인터뷰 전문은 14일에 보도될 것이라고 한다.
▲문재인 고문이 안철수 교수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같은 부산 출신인 두 사람은 성향, 성품에서 유사성도 많은 편이다. 문 고문은 안 원장에 대해 기대감을 표한 적이 많다. 또 두 사람 사이엔 '라인'도 있다. 성사되진 않았지만 지난 총선을 앞두고 문 고문이 안 원장에게 민주당 비례대표를 제안하기도 했었다.
문 고문이 다시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것. 하지만 안 원장이 즉답을 할 가능성은 낮다. 안 원장 측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고, 처음 들은 이야기라 뭐라 말할 것도 없다"는 정도의 반응만 보였다.
또 '박지원-이해찬' 역할분담론에 대한 반발 여파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문 고문의 이같은 제안이 민주당 내에서 어떤 호응을 얻을지도 미지수다.
민주당 내에선 '안철수를 어떤 식으로든 안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이런 식은 안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가 공동정부 형태의 연대를 한다하더라도 이같은 형식의 제안은 좋지 않은 그림이라는 것.
한 정치컨설턴트는 "이렇게 쉽게 그림 그리는 식으로 가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경선이나 당대표 경선에서도 제대로된 역동성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공학적 그림'을 그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정치학 교수는 "결과적으로 문재인-안철수 역할분담이 된다하더라도 당사자인 문 고문이 직접 나서서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문재인은 지금 자기 브랜드를 강화해야 할 때이지 틀을 직접 짜고 다닐 때가 아니다. 그렇게 해선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 원장의 부친이 '우리 아들은 경선은 안 할 것이다'고 말한 것과 맞물려 '나눠먹기'로 비칠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사회학 교수는 "이런 메시지는 옳고 그르고를 떠나 국민들에게 '저 사람은 약하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고문의 이같은 발언은 다른 대선 주자들로 부터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특히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두관 경남지사의 경우 안 원장을 향해 "농사도 안 지어본 사람이 모내기를 하려고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반면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상의 야권 지지자들은 "그렇게만 되면 좋겠다. 박근혜에 맞설 수 있는 단 한장의 대선의 필승카드"라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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