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임대차 문제로 갈등을 빚던 건물주를 둔기로 수차례 폭행했다가 구속기소 된 서울 종로구 서촌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 측이 재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기에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한 골목길에서 건물주 A씨를 망치로 수차례 폭행해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에 앞서 골목길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으로 A씨를 들이받으려다가 행인 B씨를 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두 가지 공소사실에 모두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모두 살인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행인 B씨에 대해서는 상해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김씨의 재판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9월에 국민참여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참여재판 일정은 내달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확정한다.
김씨는 2016년부터 건물주 A씨와 임대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2016년 1월 건물을 인수한 이씨는 보증금과 임대료를 대폭 인상해달라 요구했고, 김씨가 받아들이지 않자 가게를 비우라는 명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상태였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5년간 보장된 계약갱신요구권 보장 기간을 이미 넘긴 김씨는 명도소송에서 패하자 불복하고 가게를 강제 점유했고, 수차례 강제집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하다가 손을 심하게 다치기도 했다.
심각한 폭력 행위로까지 이어진 김씨 사건의 배경에는 임차 상인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법과 제도의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 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은 계약갱신요구권 보장 기간을 10년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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