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은 한국화다.
한국화는 한국의 전통적인 기법과 양식에 의해 그려진 그림을 말한다. 정신적, 상징적인 미와 선을 중시하고 여백을 두어 암시적인 표현을 주로 한다.
‘아이돌’을 좋아할 나이인 33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화의 대중화를 위해 붓을 드는 신은미(33) 한국화가를 만나 화가로서의 꿈을 만들어가는 삶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여행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선지에 ‘가득’
'쓱쓱~~휘이익~'
하얀 화선지에 자연의 생명력을 불어 놓고 있는 신은미 화가의 붓 터치는 경쾌하면서도 부드럽게 움직였다.
한 편의 한국화를 그려내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니 온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다.
신은미 한국화가는 거제도에서 태어나 4살 때 부모님과 함께 인천으로 이사해 학창시절을 지냈다.
중학교 시절 미술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서양화를 그려도 그리는 그림의 선과 느낌이 “마치 한국화 같다”는 평가를 자주 받았다. 자연스레 “난 한국화를 그려야겠구나”며 한국화를 전공하게 됐다.
어려서부터 무전 배낭여행을 좋아했던 신 씨의 배낭 속 한 켠엔 언제나 화선지와 먹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의 복잡한 도심을 떠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행하며, 산과 물이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선지에 옮기는 작업에 열중했다.
한국화가인 그에게 자연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다. 그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수천 년 간 여전히 꿋꿋하게 서 있는 위대한 자연 경관들을 마주하며 한국화가로서의 꿈과 삶의 소중함도 배워나갔다. 자연과 더불어 더 단단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싶어 했다.
■전주 한옥마을에 공방...전통과 현대 버무리는 작품에 온힘
“한국화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더 나아가 한국화를 세계 속의 그림으로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좀 더 한국적인 그림을 그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신은미 화가의 발걸음은 한국화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잡으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한옥마을 한 켠에 공방을 열고 한국화의 대중화, 세계화에 가까이 가고픈 꿈을 그려내기로 마음 먹는다.
전주 한옥마을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림 공연’을 펼쳤다.
세상 속에 담긴 아름다움과 함께 호흡하며 작품으로 표현하고자하는 노력에 잠 못 이루는 날도 많았다.
그는 화선지에 전통과 현대를 버무리고 싶어 한다. 특히 대중들에게 가까이 가고픈 마음이 절실했다.
그는 제2의 고향으로 자리매김한 전주를 사랑한다.
자신을 관객들과 소통하는 한국화가로 성장하고 자리매김하게 해 준 곳이라 여긴다.
■한복에 깊은 애정...한복에 한국화 그려내기도
어렸을 적부터 한복을 즐겨 입은 신은미 화가는 한복에 대한 애정도 누구보다 깊다.
해외 배낭여행을 가서도 한복을 입고 다녔다. 한복을 입고 거리에서 ‘그림공연’을 펼친 그에게 현지 외국인들의 관심은 당연지사다.
한복을 새롭게 디자인해서 입고 다니기도 한다.
그는 한복에 직접 한국화를 그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냥 한복은 밋밋하다고 여기고, 그림 그리는 사람이니 그림을 그리자 생각했다.
사군자는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해 본인만의 색깔이 들어간 현대적인 감각의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이처럼 한복에 한국화 그림을 그려내니 주위의 반응도 뜨거웠다.
국내외 문화예술계에서도 한국화의 창조적 시도라며 관심을 갖고 있다.
■전통을 실생활에 접목한 각종 공예품도 만들어...젊은 세대와 공감
신은미 화가는 한국적인 공예품 만드는데도 남다른 재주가 있다.
현대적 감각 살려 디자인 단순화해 만든 노리개, 쿠션, 앞치마 등장신구, 부채 등 한국화를 접목한 아트상품을 틈나는 대로 만들고 있다.
전통을 실생활에 접목하는 작품을 만들면 사람들의 전통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 싶어 만든다고 한다.
그는 한국화 전형적 모양보다 현대적인 감각이 엿보이는 디자인을 선호한다.
우리 전통이 가진 멋과 기풍은 살리되 이 시대와 어울리는 감성을 표현 하는 게 젊은 한국화가에게 주어진 역할이라 믿고 있다.
한국화하면 딱딱하고, 옛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젊은 세대들에게 전통의 멋과 맛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의 간절함이기도 하다.
■섬마을 어르신들 찾아 초상화 그리며 소통...아이들에 재능기부도
“한국화의 멋에 빠진 제 자신의 감성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신은미 화가는 사람들에게 한국화의 매력을 알리고 싶은 간절함에 재능기부도 열심이다.
한국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또 자주 접하지 못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한다.
여행 중에 꼭 섬마을을 찾아 동네 노인들에게 한국화 초상화를 그려주고, 마을회관에서 한국화 교실을 열기도 한다.
“한국화 교실을 통해 동내 어르신들이 그려낸 그림은 어떤 그림보다 가치있는 작품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또 시간 나는 대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통한 강의에도 열심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흥미로운 방식으로 한국화를 가르친다.
뛰어난 그림 실력에 미모까지 겸비해 ‘한국화계의 아이돌’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신은미 화가.
그녀는 침체 일로에 있는 한국화의 숨은 매력을 대중 속으로 끌어들여 같이 호흡하고 있다.
■관객과 소통 위한 ‘한국화 퍼포먼스’ 이국에서도 연일 화제
그는 한국화로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창조적 실험이 돋보인다.
오래전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안에서 ‘한국화 퍼포먼스’를 펼쳐 화제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에 나선 것이다.
“한국화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싶었죠”
한국화에 대해 어렵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좀 더 접근하기 쉽고, 즐기며 어울릴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친구들이 연주해주는 해금과 가야금 선율이 흐르는 5분여 동안 순백의 화선지에 자연의 표정을 작품으로 완성하는 신은미표 한국화 퍼포먼스.
음악과 미술이 조화를 이루는 한편의 감동어린 공연이다.
이처럼 그가 펼친 한국화 퍼포먼스는 국내외 행사에 초청될 정도로 인기다.
특히 지난 7월 초 싱가포르서 열린 2018년 세계도시정상회의에 서울시의 의뢰로 참가, 한국화 퍼포먼스를 펼쳐 각국 지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버무려내고픈 절실함이 한곡의 음악에 맞춰 작품을 완성하는 한국화 퍼포먼스를 통해 대중에게 한국화의 새로운 시각을 전해주고 있다.
■개인전 준비에도 혼신...‘한국화의 조수미’ 되고 싶다
신 씨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
개인 전시회 준비와 더불어 배낭여행을 통해 쌓은 여행에세이를 책으로 펴내기 위함이다.
국내외 방송에서도 한국의 전통과 관련된 콘텐츠와 접목하기 위해 그를 초청하고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한국화 미술’이라는 문화가 음악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향유되기를 바라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그림공연을 통해 ‘한국화의 조수미’가 되고픈 꿈을 가진 신은미 화가.
오늘도 관객과 소통하고 한국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하얀 화선지에 먹을 입혀가는 그의 모습은 한폭의 한국화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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