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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성소수자 축제에 해병대 나타난 이유는?

최대 100만 명 모여…"프라이드는 중요하다"

7일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은 무지개색으로 가득찼다.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행진 대열만 3만여 명이었지만, 바리케이드로 만들어 놓은 질서 유지선에 경찰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행진 대열에 끼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바리케이드 밖 사람들의 환호가 커졌다.

군악대가 음악을 연주하며 행진했다. 구조대원들과 응급차가, 경찰들과 경찰차가, 소방관들과 소방차가 행진했다. 정점은 '영국 해병대'가 찍었다. 함선 모양 자동차에 탄 해병대 군인 두 명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해병대 군인들의 옷에는 '다양성에서 오는 강인함(strength in diversity)'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날 일년에 한 번 열리는 성소수자 인권 축제, '런던 프라이드'가 런던 중심가에 열렸다. 행사 참가자는 최대 100만 명이라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밝혔다. 참가자들은 '주거권은 중요하다-성소수자에게 더 나은 주택을', '직장에서 평등을' 등과 같은 손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이슬람 혐오를 멈춰라', '난민, 망명자 환영'과 같은 구호도 있었다.

▲ 7일 런던에서 열린 '런던 프라이드'에서 영국 해병대가 행진하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이 행사는 사디크 칸(Sadiq Khan) 런던 시장이 공식 주최했다. 칸 시장은 런던 지하철 곳곳에 "여기 런던에서는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할 자유,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자유가 있습니다"라는 알림을 게시했다. 그가 적은 해시태그는 "#모든 사랑은 중요하다"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지지 광고도 보였다. 지하철역 알림판에는 "당신의 진짜 색깔을 보여주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행복한 프라이드, 모든 사람은 중요하다, 모든 젠더는 중요하다, 모든 정체성은 중요하다, 프라이드는 중요하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등의 손글씨가 적혀 있기도 했다.

'프라이드는 중요하다(#PrideMatters)'는 2018년 행사의 모토다. 영국은 2005년부터 '시민 결합 제도'를 시행했고, 2014년부터는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일부 법적 권리를 얻어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런던 프라이드'가 성소수자 20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2018년 프라이드 보고서'를 보면, 성소수자 3명 중에 1명이 정체성을 이유로 언어 폭력을 경험했고, 75%는 파트너에게 공공 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하기 꺼린다고 답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 내용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보고서 서두에 싣는 글에 밝혔다. "(☞바로 가기 : 2018년 프라이드 보고서)

▲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지하철역에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할 자유,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자유가 있습니다"라는 알림을 게시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런던에서도 성소수자의 인권은 여전히 '문제'다. "북아일랜드에는 여전히 '동성 결혼 제도(equal marriage)'가 없다. 또 노숙인 중 상당수가 성소수자다. 정체성 때문에 집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런던에서는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정신적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성소수자도 많다." (아사드 두나 '런던 프라이드' 대변인, '왜 2018년에 프라이드는 아직도 문제인가', <쇼트리스트>)

참가자들은 '문제'를 축제처럼 알렸다. 브라질 삼바 춤을 추는 행렬이 지나가고, 팝 음악을 트는 행렬이 지나갔다. 거리에 모인 사람들은 들썩들썩 춤을 췄다.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반대 시위는 없었다. 다만, 행사 초반에 일부 '반(反)트랜스젠더 운동가'들이 "트랜스젠더 운동가들이 레즈비언을 지운다"는 문구를 든 사람들이 있었다고 <가디언>이 7일 밝혔다.

행진이 끝나자 트라팔가 광장을 가득 매운 인파는 콘서트를 관람했다. 클럽에서도 새벽까지 축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프레시안(김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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