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2026년 병오년, 이른바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산업의 방향 전환에 나선다. 사육과 시설 확충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도민의 일상과 맞닿은 생활·치유·관광 산업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전북은 예로부터 말 사육에 적합한 자연·지리적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꼽혀 왔다. 장수군 타루비에는 말과 사람이 맺은 충절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완주 삼례는 조선시대 파발마가 오가던 교통의 요충지였다. 마이산과 마령면, 마동 등 말과 관련된 지명도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말산업이 단순한 신산업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 속에 뿌리내린 자산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토대 위에서 전북 말산업은 민선 8기 들어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2011년 말산업육성법 제정 이후 정책적 기반을 다졌고, 2018년에는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말산업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2025년까지 약 150억 원을 투입해 인프라 확충과 산업 기반 강화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2024년 말 기준 도내 승마시설은 34곳으로 특구 지정 이전보다 48% 늘었고, 말 사육업체는 188곳으로 46% 증가했다. 말 사육두수는 1449두로 13% 늘었으며, 정기 승마 인구는 4424명으로 80% 가까이 증가했다. 말산업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도민 생활 속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산업 활성화 성과도 이어졌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승마대회 활성화 사업’ 공모에서 전북은 역대 최다인 10개 대회가 선정돼 국비 3억 원을 확보했고, 총 25개 대회를 열며 말산업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농식품부 말산업특구 운영 평가에서도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전국 2위를 기록하며 상위권 경쟁력을 유지했다.
말 복지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농식품부가 2026년 신규로 추진하는 ‘말 보호시설 운영 및 개보수 지원’ 사업에 기전대학교 내 전북말산업복합센터가 전국 최초로 선정됐다. 국비를 포함해 4억 6,000만 원을 투입해 학대·유기·유실 말에 대한 구조·보호·조련·반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새만금 지역에 약 200ha 규모의 말산업 복합단지 조성도 검토되고 있다. 말 사육과 조련을 넘어 승마·체험·관광, 복지·교육 기능까지 아우르는 공간으로, 말산업의 쓰임을 확장하는 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이 지닌 역동성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말산업의 전환을 추진하겠다”며 “말 복지와 산업의 균형 속에서 농어촌과 연계한 생활·치유·관광형 말산업을 도민과 함께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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