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이 농촌 인구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주민 역량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시설 조성을 넘어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는 구조로 농촌개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며 시군역량강화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립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함안군은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온 농촌개발 정책을 한 단계 발전시키며 주민이 주체가 되는 참여형 사업 구조를 정착시키고 있다.
기존의 시설 중심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사업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며 스스로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현장에서 실현하는 핵심 사업이 바로 '시군역량강화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국·도비가 지원되는 보조사업으로 농촌개발 단계별 여건에 맞춰 주민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함안군은 지난해 약 3억 6000만 원·올해 약 3억 30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사업 준비 지구에는 이해도 향상과 기초 역량을 강화하고 개발 완료 지구에는 주민 주도의 운영·관리 체계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행정 의존도를 낮추고 마을 스스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장 중심 정책 추진을 위해 함안군은 2020년 행정과 주민을 잇는 중간 조직인 '함안군지역공동체활성화지원센터'를 설립했으며 이듬해 시군역량강화사업 전담 기관으로 지정해 마을별 여건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함안군 시군역량강화사업은 ▲완료지구 활성화 ▲지역 인적자원 육성 ▲공동체 활성화 등 세 가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먼저 완료지구 활성화 분야에서는 일반농어촌개발사업으로 조성된 19개 거점 시설이 일회성 공간에 그치지 않도록 시설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연계해 주민 생활 속 공간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마을카페 운영 교육·생활 목공 기술 교육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2023년 81회(1565명)였던 사업 규모는 지난해 127회(3124명)로 크게 확대됐다.
또한 생활체육 동아리·합창단 등 문화·체육 활동과 연계해 주민 참여를 높이고 거점 시설 접근이 어려운 배후마을에는 '찾아가는 마을문화보따리' 사업을 통해 12개 마을·66회에 걸친 문화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농촌 지역의 문화 격차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
지역 인적자원 육성 역시 중요한 축이다. 함안군은 농촌개발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조율하는 '농촌 촉진자(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해 현재 9명의 촉진자를 배출했다. 이들은 2026년 마을만들기 사업을 준비 중인 11개 마을에서 현장토론회를 이끌며 상향식 농촌개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벽화활동가·마을뉴스제작단·노후건강준비활동가 등 현장에서 바로 활동 가능한 인력을 육성해 마을 안에서 지속적인 문화·복지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주민 벽화활동가 조직 '넘사벽'이 있다. 11명의 함안군민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2022년부터 시군역량강화사업을 통해 성장했다. 현재는 벽화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며 19개 마을에서 마을 경관 개선과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벽화 조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함안군은 이처럼 시군역량강화사업을 통해 주민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립 기반을 구축하며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농촌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말이산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함안군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함안군은 앞으로도 주민 역량 강화와 맞춤형 활성화 지원을 지속해 나가며 '군민이 함께 만드는 행복도시 함안' 실현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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