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관료적 사고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한 당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케빈킴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해 북미 간 대화를 위해 한미가 긴밀히 협력하자고 밝혔다.
25일 통일부는 "정동영 장관은 25일 오후 케빈 김(Kevin Kim)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고 한반도 정세 및 대북·통일정책 관련 한미간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정 장관은 경주 APEC(에이펙,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간 대화를 열어갈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린 만큼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특히, 내년 4월 미중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가 중요한 시간이라고 평가하고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한국 정부가 페이스메이커로서의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장관은 이날 오전 통일부가 주최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주관하는 '한반도 평화경제 미래비전 국제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책에 있어 남한 정부의 자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 장관은 지난 1998년 11월 18일 동해항에서 금강산 관광 첫 배가 출항하던 날 "그때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있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다녀간 뒤로 출항 날짜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며 당시 정부의 판단을 소개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당시 임동원 외교안보수석을 불러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고, 임 수석이 예정대로 출항을 하는 것이 맞다고 대답했으며 김 대통령도 "그래 바로 그게 내 생각이야. 바로 지금 출항을 지시하게"라고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정 장관은 "그래서 (금강산으로 향하는 첫 배가) 그날 동해를 출발하고,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떠나기 전에 38선을 넘어라 하는 지시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 이야기를 꺼낸 이유에 대해 "(남한의) 자기 중심성, 자기결정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이런 문제까지 미국의 승인과 결재를 기다리는 그런 관료적 사고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한반도 문제의 특성"이라고 말해 남한의 자율성이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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