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2000억 원 규모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유치가 최종 평가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전북 새만금이 유치 명분과 실증 경쟁력을 앞세워 마지막 승부에 나섰다.
21일 대전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발표평가에서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가 직접 발표자로 나서 “전북은 가장 먼저 준비했고, 체계적으로 기반을 갖춰 왔다”며 “정부가 약속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단순 지역 경쟁이 아닌, 16년 넘게 지속된 정부·지자체 공동 준비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핵융합 연구시설은 2027년 착공, 203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총사업비 1조 2000억 원 중 약 3500억 원은 핵심기술 개발, 8500억 원은 실증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종 경쟁은 군산·나주·경주로 압축됐으며, 부지 선정은 현장실사와 발표평가를 거쳐 이달 말 확정된다.
김 지사는 이날 PT에서“이번 공모 항목이 2019년 국가핵융합연구소 수요조사와 거의 일치한다”며 “새만금은 뒤늦게 제안된 후보지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준비돼 온 대상지”라고 설명했다.
전북도는 새만금이 즉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준비된 부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후보지인 새만금 산업단지 3공구는 매립 공정률이 93%에 이르고, 지장물이 없어 민원 요소가 적다.
왕복 6~8차선 진입도로와 전력·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도 갖춰져 있다. 부지 인근 0.7km 위치한 서비응 변전소에서는 2027년 250MW, 2028년 500MW 공급이 가능하며, 오식도 배수지를 통해 연간 300만 톤의 용수도 확보할 수 있다. 김 지사는 “이번 정부 임기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은 새만금뿐”이라고 말했다.
지반 및 안전 조건도 강조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사 결과, 부지 반경 20km 이내 활성단층이 없고 최근 20년 동안 규모 3.0 이상의 지진도 발생하지 않았다.
새만금 방조제는 ‘1000년 파고’를 견디는 설계 구조를 갖췄으며 산지가 거의 없어 산사태 위험도 낮다. 인근 500m에서 안정적으로 가동 중인 OCI SE 열병합발전소 운영 사례도 대규모 설비에 적합한 지반 조건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여기에 플라즈마 실증 기반이 경쟁 요소로 언급됐다. 새만금과 인접한 군산 플라즈마기술연구소는 2012년 전북도가 208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기관으로, 핵융합 장비 실험에 필요한 플라즈마 연구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주변 산업단지에는 ITER 사업 참여 기업 하늘엔지니어링, 텅스텐 소재기업 한국샤먼텅스텐, 이차전지 관련 성일하이텍 등 핵융합 관련 소부장 기업도 집적돼 있다. 김 지사는 “실험, 검증, 소재, 부품, 산업화를 한 도시에서 연결할 수 있는 후보지는 새만금뿐”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는 이번 유치를 단기 사업이 아닌, 2009년 국가핵융합연구소·전북·군산의 협약을 시작으로 16년 동안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국가 전략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새만금위원회에서 한국형 핵융합 실증로 계획이 반영됐고, 2017년에는 새만금 산단 유치 업종에 핵융합이 추가되면서 관련 정책 기반이 갖춰졌다.
이어 2019년 정책연구에서 새만금 핵융합 단지 조성이 제안됐고, 올해 연구시설용지 10만 평 확보까지 완료되면서 실증지 수용 조건도 갖춰진 상태다.
발표평가를 마친 김관영 도지사는 “할 수 있는 설명은 충분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태양 기술의 국가적 가치를 언급하며, “새만금이 경쟁력을 갖춘 후보지임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연구재단은 최종 후보지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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