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과거사 외면 않겠지만 한일관계는 투트랙"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따질 것은 따질 것"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사임으로 한일 관계가 새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경제 협력에 대한 '투트랙' 접근 기조를 견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과거사 문제와 사회, 경제, 민간 교류 같은 미래지향적인 문제들은 별도로 접근하자"며 "그래야 무엇인가 개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는 대북 관계만큼 어렵다. 대미 관계도 똑같이 어려운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영토 문제 등 어려운 주제 말고, 협력하고 서로 지지하고 함께 할 일이 많지 않나"면서 "과거사·영토 문제를 외면하지는 말자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했다.

정부가 일본이 주최하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을 통보한 데 대해선 "사도광산 문제는 이시바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기 전에도 협의했는데 의견 합치를 보기가 어려웠다"며 "협상은 계속하되 이번엔 포기, 안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시바 내각 이후 새로운 내각이 들어설 경우 난항을 예상하는 일각의 우려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거기에 맞춰 우리의 기본적 원칙, 투트랙 전략에 따라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따질 것은 따지고, 규명할 것은 규명해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국 총리나 대통령이 누구인지,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다"며 "이웃과 친하게 지내듯 엄격하게 따지지 말고 먼저 대화하면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 세계 경제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한일 간 경제 분야에 대한 새로운 협력 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력 가능한 부분에 대해 서로 여지를 두고 대화하고, 또 좀 더 넓은 마음으로 가슴을 열고 서로 접근해야 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