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초대 전라북도장관을 지낸 친일파 이두황의 삶을 그려낸 '이공칠 역사 (부제: 군인의 운명-이토 시치로)'연극이 전주 창작소극장의 작품으로 만들어져 무대에 오른다.
이두황(李斗璜)은 1910년 10월 1일부터 1916년 3월 9일 까지 '전북1호 도장관'을 지낸 친일파 인물로 동학농민군 토벌의 일등공신이자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으며 그 업적을 내세워 이토 히로부미에게 그의 7번째 양아들이 될 것을 간청했고 그 공으로 전북의 도장관까지 지냈다.
그의 묘는 전주 기린봉에 묻혀있으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기린봉 초입에는 ‘이두황 단죄비’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독립운동가들이 그의 악행을 처단하기 위해 부관참시를 시도했으나 그의 일본식 묘 속 시신은 이미 화장을 한 상태여서 죽어서도 처단할 수 없었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36년 역사의 창작소극장은 이번 작품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 창작공간' 선정 및 2025년 기획 프로그램으로 제작했다.

창작소극장은 이 작품과 관련해 "한 개인이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욕망과 생존을 위해 도덕적 양심과 명예를 저버리고 파멸에 이르는지를 보여주는 연극"이라면서 "군인이었으며, 공직자, 정치인, 배신자의 길을 걸은 이두황이라는 인물들이 남긴 역사의 흔적을 되짚어가며, 오늘의 우리와 나를 살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공연이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 8월에는 전주 기린봉 이두황의 묘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던 이두황 단죄비가 누군가에 의해 파손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창작소극장 관계자는 연출의 변을 통해서 "이번처럼 문제적 인간을 만난 적이 없다"면서 "그의 기이한 외침은 단연 무덤 속에서의 울림이 아니라, 권력자의 비리와 협잡, 계엄과 내란이라는 상식 밖의 일들이 만연한 현재에도 매우 크게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창작소극장에서 진행되며 오는 4일 부터 7일 까지, 평일은 19:30분, 주말은 16:00에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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