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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의 달·어두운 밤의 달빛"…그들 부부가 남긴 정치적 수사 '끼리끼리 부창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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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의 달·어두운 밤의 달빛"…그들 부부가 남긴 정치적 수사 '끼리끼리 부창부수'

역대 영부인 중 최초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씨가 특검의 기소와 관련해 내놓은 말과, 지난 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출석해 했던 말이 화제가 되면서 '끼리끼리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로 회자되고 있다.

29일 김건희씨는 변호인 입장문을 통해 "제게 주어진 길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재판에 임하겠다"며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제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초, 윤석열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출석해 "호수 위에 달 그림자 쫓아가는 느낌"이라고 비유하면서 12.3비상 계엄 당시 국회의원 연행 같은 폭력적 장면은 실제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야당의 문제 제기를 '실체 없는 허상'으로 치부하려 했다.

흥미로운 것은 부부가 나란히 '달'이라는 상징을 통해 심경을 드러냈지만 서로 말하는 달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윤 전 대통령은 '그림자'로 아내 김건희 씨는 '빛'으로 달을 불러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달은 '실체 없는 허상'이었고 김건희 씨의 달은 '절망 속 희망'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표현의 방향은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위기 국면에서 책임을 덜고 감성적 호소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인의 언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등장하는 은유는 대중의 기억 속에 깊게 각인된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교롭게도 같은 달의 이미지를 공유한 것은 서로의 위기를 감싸 안고 함께 견디려는 '부창부수'의 그림자로도 읽힌다.

두 사람이 꺼내 든 '달의 언어'가 과연 빛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헛된 그림자로 남을지는 결국 재판과 역사 앞에서 판가름 날 일이다.

▲김건희 여사가 탑승한 호송차가 2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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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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