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이 오는 6일부터 8일까지로 예정된 하계 휴가를 반납했다.
강 시장은 5일 "지금은 폭우로 힘들어 할 시민과 함께 있어야 할 시간"이라며 "오직 민생을 위한 구상에 전념하겠다"고 여름휴가를 반납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광주시는 올해 군공항 이전, 폭우 피해, 교통 인프라 논란, 시내버스 파업 등 민감한 현안들이 연달아 터지며 시정의 중심축이 흔들렸고, 강 시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휴가 반납 결정은 이러한 현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상반기 쏟아진 각종 비판과 정책 혼선을 딛고, 정책 전환으로 후반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지난 6월, 광주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의 '국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기대됐던 군공항 이전 문제는 명확한 해법 없이 마무리되며, 지역사회 내 실망감을 키웠다. 광주시와 국방부, 전남도 간 이해관계가 얽힌 이 사안에서 강 시장의 존재감은 다소 희미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어진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색상 논란은 정책 기획의 섬세함 부족을 드러내며 불필요한 갈등을 낳았다. 소득을 암시한다는 오해를 불러온 카드 색상 구분에 대해 강 시장은 곧장 사과했지만, 시민 신뢰에 상처를 남겼다.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광산구·북구 등지의 침수 피해도 시정에 무거운 과제를 던졌다. 강 시장은 곧바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지만, 정부의 선포 대상에서 빠지며 실효성 있는 재난 대응의 한계도 지적됐다.
또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이후 불거진 이전 문제, 호남고속도로 확장 예산 반납 논란, 도시철도 2호선 문제, 시내버스 노조 파업과 협상 타결 과정에서의 조정자 역할까지, 강 시장은 광주의 굵직한 현안마다 중심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정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시내버스 파업 사태의 조기 타결, 금호타이어 노사 합의를 통한 공장 재가동과 신공장 유치, 도시철도 2호선의 차질 없는 추진 계획 재점검, 침수 재해 대응 매뉴얼 정비, 소비쿠폰 시스템의 개선안 마련 등은 민생 중심 정책 복귀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하반기 강기정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실행'이라며 '선 정치, 후 행정'이라는 비판을 뒤로하고 실용적 시정으로 방향을 튼 것이라고 평가한다.
현재 지방선거를 1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있다. 강 시장이 이 시기를 '정치적 위기'가 아닌 '정책적 전환기'로 만들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민생 행보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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