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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조태열, 尹 계엄에 "상상하지 못한 일로 중도 하차…절대 고독의 의미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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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조태열, 尹 계엄에 "상상하지 못한 일로 중도 하차…절대 고독의 의미 절감"

"실용은 원칙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서야" 이재명식 '실용외교'에 당부도

12.3 비상계엄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이임식에서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로 중도 하차하게 됐다면서, 절대 고독의 의미를 절감해야 했던 절박한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2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조 장관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로 중도하차하게 된 미완의 정부 외교장관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이 크지만 여러분과 함께한 지난 1년 반의 시간은 한껏 고양된 국가적 위상을 온몸으로 느끼며 심신의 고달픔을 잊고 일에 몰두한 영광과 보람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혼돈과 불확실성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계엄 탄핵 정국과 그 이후의 시간도 그 점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니었다. 우리의 민주적 복원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기대 변함이 없음을 외교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며 자신감을 회복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라며 계엄 이후 "훼손된 국가 이미지와 국제사회 신뢰를 회복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와 쿠바 등 미수교국가와 수교를 추진한 것에 대해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는 영광"을 누렸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운명처럼 다가온 위기의 순간과 이후 국무위원으로서 감내해 하였던 무거운 짐이 피할 수 없는 숙명임을 깨달으며 고군분투한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고독의 의미를 절감해야만 했던 절박한 상황 속에서 제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여러분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외롭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조 장관은 "우리 삶 속에서 위기의 순간은 어둠 속에서 날아오는 비수처럼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온다. 어느 날 저녁 비수처럼 날아오는 것이 죽음이라는 한자, '죽을 사' 자의 한자 의미가 말해주듯이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대미문의 지정학적 대격변기 속에서 우리 외교가 국가 안보를 지키고 번영의 토대를 굳건히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위험과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며 긴 호흡으로 더 크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질서의 균형추가 흔들리고 기존 질서의 균열이 커질수록 우리와 같은 중견국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커진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국제 질서는 더 이상 강대국들의 노력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다극체제로 이미 전환되어 가고 있다. 강대국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전략적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기 위해서는 확고한 원칙을 토대로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실용은 원칙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섰을 때 비로소 신뢰와 설득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말해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도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말처럼 쉽지 않은 이 막중한 과제들을 여러분들에게 맡기고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긴 하지만 여러분들의 훌륭한 선배이자 저의 가까운 동료인 조현 신임 장관님의 지혜와 동력을 믿기에 떠나는 발걸음은 가볍다"며 "조 전 장관님의 리더십 아래 외교부 모든 식구가 하나가 되어 밀려오는 높고 험한 파고를 슬기롭고 담대하게 헤쳐 나가시리라 굳게 믿는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19일 참고인 신분으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계엄 선포 당시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재고해달라고 만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계엄 이후인 지난 12월 15일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조현 신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관세 협상에 대해 "미측과 함께 '윈-윈'(win-win)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관세 협상을 흔히들 '제로섬'(zero-sum, 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이 '0'이 되는 게임)으로만 생각하는데 협상을 해본 경험에 비춰보면 논제로섬(Non zero-sum)의 '윈-윈'이 나온다.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외교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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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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