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년 동안 전북도지사의 관사로 사용되던 공간이, 지난 1년간 도민의 일상 속 예술을 품는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자리 잡았다. 이름도 새로 얻은 ‘하얀양옥집’은 그렇게 전주의 한 골목에서 조용히 변화를 만들어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1일, 하얀양옥집 개관 1주년을 맞아 기념행사 ‘홈커밍데이’를 열고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주시 한옥마을 내 옛 도지사 관사에서 열린 행사에는 김관영 도지사와 참여 예술인, 도민, 문화관광재단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하얀양옥집은 1995년부터 2022년까지 역대 전북도지사들의 거처로 사용됐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김 지사는 관사 폐지와 함께 “공간을 도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2023년 5월부터 이 공간은 전시와 공연, 도민 참여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공공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1년 동안 하얀양옥집에서 펼쳐진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는 전시와 공연이 중심이었다.
완주 화정마을 어르신이 그린 꽃그림, 어린이의 그림일기, 청년 예술인의 첫 무대까지. 작고 평범한 이야기들이 이 공간의 중심을 채웠다.
SNS에는 ‘우리 엄마 전시 중’, ‘아이 그림이 하얀양옥집에 걸렸어요’ 같은 해시태그가 자연스럽게 퍼졌다. 문화는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일상 속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임을 이 공간이 보여줬다.
공간은 작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1년간 이곳을 다녀간 사람은 8만여 명에 달한다.
전북도는 도민 예술가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하얀양옥집을 ‘문화올림픽’을 향한 실험의 장이자 지역 문화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달 1일부터는 발달장애 예술인의 감성을 담은 회화 전시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지’가 36일간 진행된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추모전, 일본 가나자와 전통공예 교류전, 인구소멸 지역 주민 작품전 등 사람의 삶과 기억을 담은 전시도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김관영 도지사는 이날 행사에서 “하얀양옥집은 도민과 맺은 약속이자, 문화가 일상이 되고 예술이 공유되는 상징”이라며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가 전북의 문화올림픽을 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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