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방법이 다양하지 못했던 시절에 '스무 번까지 질문을 하면서 문제의 답을 알아맞히는 놀이', '스무 고개'가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한 가지 답을 암시할 수 있는 힌트가 제시된 다음에 스무 번의 질문을 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스무 번째 질문에 이르기도 전에 답을 맞추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금 헌법재판소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국민들과 정치권을 대상으로 이 '스무고개 '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헌법재판소가 국민들에게 제시한 힌트는 '12.3비상계엄'이 아닐까 싶다.
이에 여야 정치권에서는 첫 번째 답변에서 '파면'과 '기각' '5대3'과 '8:0'이라는 답을 내놓으면서 헌재가 생각한 답을 빨리 내놓기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너무나 뻔한 '스무고개'를 시작해 놓고 정답 내놓기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국민들도 갈기갈기 분열됐다.
'12.3비상계엄'이 선포되고 나서 검찰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비롯해 군 사령관들을 형법 87조 내란죄의 중요임무종사자로 기소했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란수괴'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국회는 중무장한 군인들을 헬기까지 동원해 국회의사당까지 침투시켜 비상계엄을 해재의결하려던 국회의원들을 의사당에서 끄집어 내고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국가를 사유화하고 헌법 위에 군림하려 했다면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여기까지는 변할 수 없는 진실일 뿐더러 그 과정이 한밤중과 새벽에 그대로 생중계 되면서 온 국민들이 목격한 바 있다.
형법 87조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는 다음의 구별에 의하여 처단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청래 국회법사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헌법재판소 김정원 사무처장에게 아래와 같이 말하면서 헌법재판관들에게 '국민들의 절규'를 잘 전달해 달라고 주문했고 김 사무처장은 우려 사항을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헌법 77조는 '비상계엄은 전시나 준전시의 비상사태에서 합법적으로 하라'라고 엄격하게 제한, 규정하고 있고 형법 87조, 88조, 89조, 90조, 91조 '내란의 죄에서는 어떠한 누구도 헌법과 법률에 의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과 법률을 정지시켜서는 안 된다, 헌법 기관을 강압에 의해서 전복 또는 기능을 소멸시켜서는 안 된다. 그것은 '내란'이다. 그것은 대 통령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엄연한 반헌법적 행태의 팩트가 전 국민이 생중계를 지켜본 가운데에서 지금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파면이 아니면 파멸이다'라는 위기감도 증폭되고 있다."
김정원 사무처장이 국회 법사위원장의 주문을 과연 헌법재판관들에게 잘 전달했는지는 알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내놓은 '스무고개' 놀이는 이미 '쉰 고개'는 물론 '백 고개'도 훌쩍 지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답이 너무나 뻔한 '스무고개 놀이'는 이제 중단하고 속히 국민 앞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내놔야 한다.
그것만이 헌법수호기관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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