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를 겨냥해 국민의힘에서 연일 '쳐부수자'는 등의 초강경 발언이 나오는 가운데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나라가 아작나도 좋다는 거냐"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두고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권 후보로 추대하는 것보다 오픈 프라이머리에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게 좋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총리는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지난 3.1절 당시 극우 집회와 여권에서 나온 과격한 발언들을 두고 이같이 우려를 표했다.
김 전 총리는 "이건 정말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특히 정치인이 광장의 분노에 편승해서 국민 갈등을 증폭하면 어떡하자는 이야기냐. 나라가 아작나도 좋다? 그러면 그 다음 그분은 자기 존재 이유가 있느냐"고 개탄했다.
김 전 총리는 "적어도 여당 국회의원이 법과 제도를 이렇게 흔드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그 발언을 들은 많은 국민이 아마 참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아울러 "이 땅에 어른들, 또 책임을 진 지식인들, 언론인들이 이건 분명히 혼내야 한다"며 "그 사람들의 무책임한 몇 마디가 대한민국을 더 갈라놓고 분열해서 공존과 상생을 모색할 길 자체를 끊어버리는 그런 발언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런 무책임한 선동에 대해 이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분명히 단호한 선을 그어야 한다. 이제 그런 데 끌려다닐 게 없다"고 덧붙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미온적인 것을 두고 김 전 총리는 "이건 헌재가 내린 결정"이라며 "우리 헌법이 강제 명령을 내린 건데 이것조차 안 하겠다면 어떡하자는 거냐"고 탄식했다.
김 전 총리는 "한덕수 대행도 마찬가지고 이분도 마찬가지고,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는 최소한만 거쳐야 한다더니 계속 이런 정무적 판단에 휘말려 든다"며 "그러면 국민이 지금 답답해하는 경제 회생이라든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통상 압력에 대한 대응은 어디서 찾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전 총리는 "이런 무책임한 공직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 또 민주주의라는 우리가 합의한 것까지 다 무시하겠다고 하면 우리 국민이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엔비디아 국민주식 주장'을 두고는 "사회주의다, 공산주의다 그렇게 비판할 건 아니"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대만의 TSMC도 정부 지분이 크지만 "TSMC가 저만큼 성장하기까지 대만 정부가 일절 간섭을 안 했다"며 "기업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그 다음에 이익을 재투자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일절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는데), 글쎄요, 우리 정치의 풍토에는 (맞지 않지 않느냐)..."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조국혁신당이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픈 프라이머리를 제안한 데 대해 김 전 총리는 "지금 압도적으로 야권에서 지지를 받고 있으니 이재명 대표가 좀 폭넓게 생각하실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이렇게 되면(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하면) 우리 야권 내 여러 가지 경쟁자들이나 분열 요인들과 함께 한번 다 녹일 수 있다. 그러면 단순히 민주당이라는 틀보다 훨씬 넓은 국민적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추대 형식보다 이 대표도 오픈프라이머리를 긍정적으로 보는 게 더 좋다는 설명이다.
김 전 총리는 개헌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런 헌법을 계속 가지고 갈 수는 없다"며 "이번에 어떤 큰 합의로써의 개헌, 그런 토대 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범을 이번에 합의할 수 있으면 그런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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