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지 선정에서 전북이 서울특별시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하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미국 전설의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명언이 세간에 소환됐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의 '2025년도 정기 대의원총회'에서는 '2036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 선정'을 위한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환호성과 황당함이 교차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와 정강선 전북체육회 회장 등 전북 관계자들은 총 61표 중에서 전북이 49표를 얻어 국내 후보지로 결정됐다는 발표에 일제히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만큼 막판까지 가슴을 졸이며 최종 결과에 기대를 걸었다는 뜻이다.

반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전북의 4분의 1도 안 된다는 11표를 얻어 패배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행사장을 나가는 모습이 TV를 통해 중계됐다.
서울시는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기 사흘 전 공식 보도자료에서 '하계올림픽 최종 유치'를 언급할 정도로 국내 후보지 선정을 장담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달 25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 도시 선정에 막판까지 최선 다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앞으로도 체육계, 정부, 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시민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2036 하계올림픽 최종 유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본선을 염두에 둔 언급을 피하지 않았다.
그만큼 서울시는 국내 후보지로 당연히 선정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전북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땀과 눈물의 소중함을 잘 아는 체육인들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매우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 열심히 뛰는 전북의 절실함이 유권자인 대의원들에게 감동을 줬고 표 쏠림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북은 김관영 전북지사와 정강선 전북체육회 회장이 선두에서 목숨을 걸고 사력을 다했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관영 지사는 매일 38개 종목단체의 투표인 78명과 관련한 지원사격 요청에 나섰고 정강선 회장도 새벽 2~3시에 원정출장 가는 등 전력을 쏟아부었다.
덕분에 28일 총회를 며칠 앞두고 전북자치도가 내밀하게 일선 시·군과의 표 계산 작업을 한 결과 24개 종목단체 중 무려 19개 단체(79.1%)에서 전북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전북을 찍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자치도는 국내 후보지로 선정될 수 있다는 희망을 엿보았지만 결과를 노출하지 않은 채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에게 읍소하고 호소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국내 최대 도시인 서울시를 상대로 49대 11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후보지 선정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는 교훈은 이제 전북자치도가 가슴에 새겨야 할 교훈으로 되돌아 왔다.
전북은 앞으로 서울시와의 경쟁보다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할 국제 무대를 남겨두고 다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해야 할 운명에 놓여 있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제행사 개최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문체부와 기재부의 승인을 받아 국제올림픽위원회인 IOC에 유치 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국제 무대의 주연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유치 의향서 작성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 IOC 미래유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IOC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최종 개최지로 결정되는 만큼 한치의 차질이 없는 치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현재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나라는 인도와 이집트,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10여 개 국가에 달해 국내 경쟁과는 비교도 안 될 각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축하 샴페인은 하루 정도면 족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막연히 '한국은 서울'이라고 생각하는 전 세계인에게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표주자가 된 전북을 알리고 최종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선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는 명언을 되새기며 마지막 단 한번의 호흡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