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출동한 707특수임무단(특임단)이 휴대했던 케이블타이와 관련, 특임단 소속 이성훈 작전관이 "포박용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김현태 특임단장이 지난 6일 헌법재판소에서 "(케이블타이는) 문을 잠그는 용도"였다고 했던 증언에 대한 내부 반박이 나온 셈이다.
21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계엄 당시 특임단 대원들이 휴대했다는 케이블타이를 직접 가지고 와 손목 포박을 시연하고 "이 케이블타이는 사람을 묶도록 설계된 것이기 때문에 구조상 문을 봉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이 작전관에게 '(박 의원이 가져온) 그 품목이 현장에 출동할 때 기본 휴대 품목인가' 물었는데, 이 작전관은 "케이블타이는 종류가 두 가지다. 아까 (박선원) 위원이 가지고 나오셨던 그 케이블타이하고 일자로 되어 있는 대형 재생 케이블타이라고 두 가지를 휴대한다"며 "오늘 보셨던 건 포박용이 맞다"고 답했다.
이 작전관은 "(박 의원이 가져온 계엄 당시 케이블타이는) 테러범에 대해서 만약에 (테러가) 발생을 했을 때 작전을 하면서 테러범 포박을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대형 재생 케이블타이에 대해서는 "용도에 따라 틀린데 특수작전을 할 때 갑자기 무슨 우환 상황이 생기거나 무엇을 고정하거나 할 때 사용하는 그런 케이블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곽 의원은 '대형 재생 케이블타이의 경우 문을 잠그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묻자, 이 작전관은 "필요에 의해서는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곽 의원이 이어 '특임단장과 말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케이블타이의 용도가 서로 혼동돼서 사용됐을 수 있지 않나'라고 묻자 "제가 그쪽에 그 당시에 없었기 때문에 말씀 드리기 좀 제한되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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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문회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이 특전사 소속 군인들의 추가 진술로 보충되기도 했다.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은 계엄 당일 곽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 내라'라고 말씀을 하셔서 '전기라도 필요하면 끊으라', 이렇게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이 여단장에게 '명확하게 대통령의 지시라고 들었나'라고 재차 묻자, 이 여단장은 다시 "제가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 하고 복명복창을 했는데, (곽 전 사령관이) '응' 하고 약간 주저하시는 목소리로 하시면서 전화를 끊으셨다"고 답했다.
이 여단장은 "마침 (곽 전 사령관과) 전화가 끝날 때쯤 1대대장 전화가 왔다. 그래서 제가 (1대대장에게) 동일한 (지시를 하며) '대통령님께서 이러한 지시를 하셨다'라고 했다"며 "(해당 통화의 경우) 나중에 수사과정에서 녹취가 돼 있는 게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이후 상황 종료 후 지휘통제실에서 "상황일지를 절대 수정하지 마라"고 지시하고, 본인의 수첩에도 해당 상황을 기록한 뒤 검찰 조사 때 이를 제출했다고도 진술했다.
이 여단장과 곽 전 사령관의 통화 당시 이 여단장과 같은 차에 타고 있었던 1공수특전여단 작전참모 안효영 중령도 이 여단장의 진술에 대해 "사실이다"라고 확인했다. 그는 "(대통령 지시라는 말이) 문맥상으로 맞고, 제가 정확한 워딩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대통령님 지시'라는 그 단어는 제가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지시라는 사실은) 임팩트가 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다"고도 했다.
방첩사령부 소속인 김영권 방첩부대장에게도 비슷한 정황 진술이 나왔다. 계엄 당일 곽 전 사령관과 지휘통제실에 함께 있었던 그는 "그때 곽 사령관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코드1'으로부터 전화 받는 걸 봤나" 묻는 백 의원의 질문에 "곽 사령관께서 많은 전화를 받던 중에 조금 긴장하면서 받는 전화가 있으셨다"며 "누구 전화이길래 저렇게 하나 의구심이 들어서 옆에 있는 간부한테 물어봐서 그분을 통해 '코드1'이라는 단어를 들었다"고 답했다.
김 부대장은 백 의원이 '군에서 코드1은 통상 VIP, 대통령을 뜻하는 건가' 묻자 "그렇다"고 했다. 통화 당시 곽 전 사령관의 태도에 대해서는 "다른 전화 보다는 조금 경직된 모습으로 전화를 받으셨던 것 같다"고 묘사했다. 그는 백 의원이 "경직된 톤으로 '예, 들어가겠습니다' 이런 말을 한 것을 들었나" 묻는 데에도 "들었다"고 긍정했다.
당시 같은 공간에 있던 남기동 특전사 감찰실장(당시 작전처장)도 통화 상황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이 경례를 하면서 받은 전화가 한 번 있었다. 특전사 경례구호가 '단결'인데 당황했던지 '충성'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상급자라고 하면 장관, 혹은 그 이상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계엄 당시 포고문 발표에 대한 절차적 결함도 지적됐다. 당시 계엄 주무부서인 함동찹모본부 계엄과장을 맡았던 권영환 전 계엄과장은 "포고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계엄선포문, 그러니까 공문이 있어야 한다"며 "서명이 들어간 대통령의 계엄선포문인 공문과, 그리고 이미 포고령 1호가 발령이 되었다고 하는데 당시 합참 계엄 과장으로서 지원 임무를 들어간 (제가) 계엄포고령 1호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이날 증인인 권 계엄과장과 관련 '여당 측 임종득 의원실이 청문회 전에 권 과장에게 사전접촉을 시도했다'며 "회유하고 압박하려고 그런 것", "사전 공작"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이에 대해 권 과장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권 과장은 실제로 "연락을 받았다"며 " 이렇게 하는 건 할 수 없고 정상적 절차대로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여당 측 접촉이 회유나 공작처럼 느껴졌나' 묻는 질문엔 "압박감을 느낀 건 사실"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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