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중도 보수 정당' 선언이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자, 이 대표는 "세상에는 흑백만 있는 게 아니다. 회색도 있다"며 "김대중·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우리 당의 입장을 보수 또는 중도보수라고 많이 말씀 하셨다"고 거듭 민주당이 '중도 보수'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상속세 완화나 기업 감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의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보수(保守), 합리적이고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는 것을 표방하는 정당이 핵심적인 질서와 가치인 헌법을 파괴하는 범죄에 동조하는데 어떻게 보수일 수 있나. 그 자리를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과 서부지법 폭동을 옹호하는 등 극우 정당의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보수 정당의 존재가 공백이 됐고, 그 공백을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뜨아아(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에 비유하며 "형용모순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제는 극우내란당, 극우범죄당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보수의 자리를 민주당에 뺏기는 거 아닌가 불안해하며 난리 치지 말고 생각과 태도, 정책 그리고 사람을 바꾸라"고 일침했다. 이어 "말꼬투리 잡아서 공격한다고 본인들의 입지가 개선되지 않는다"며 "정신을 차리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의 정체성 논란에 대해 "우리(민주당)가 진보적 색채가 완전히 제거된 오로지 보수냐, 아니다. 우리 당은 진보부터 보수까지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하다"며 "상황에 따라 보수적 색채가 강조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진보적 색채가 강조되기도 한다. 정책의 중심이 보수적일 수도 있고, 진보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보수정책으로만 구성되면 당이 제대로 되겠나. 진보적인 역할이 필요할 때는 그 역할을 하고 진보정책이 필요한 영역에는 진보 정책을 하는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당이 진보적, 보수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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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전날 열린 국정협의체 결과에 대해서는 "여야와 정부가 추경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민생 지원, 인공지능(AI) 미래산업 지원, 통상 등 3대 분야에 추경을 편성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이거 안 된다', 저거 안 된다', 이렇게 하지 말고 포지티브하게, 능동적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이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우리의 골든 타임이 점점 지나고 있다"며 국회 통상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발 관세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선 통상위원회 구성에 서둘러야 한다"며 "미국은 의회 역할이 상당히 큰 나라인 만큼, 의원 외교가 정말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재차 촉구했다.
전날 이 대표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찾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에 대한 애로사항을 듣고 기업 감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국내생산을 장려하고, 국내산업 보호를 위해서 국내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제제도, 세액공제제도를 새롭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공제제도라고 이야기해야 될지 촉진세제라고 이야기해야 될지 뭐라고 보든 간에 국내산업, 국내생산소비를 확충하기 위한 지원하기 위한 세제제도를 좀 도입을 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생산 촉진세제'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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