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다 2명을 사상케 하고 달아난 마세라티 운전자에게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마세라티 운전자 김모씨(32)와 도주 조력자 오모씨(33)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사는 재판부에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오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사는 "제한속도 50㎞를 약 78㎞ 초과한 128㎞의 속력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량의 앞범퍼 부분으로 오토바이의 뒷범퍼를 들이받아 피해자에게 약 24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게 하고, 동승자를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시가 500만원 상당의 오토바이가 완전 파손될 정도로 충격하였음에도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로 인해 피해자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생명을 잃었고, 교통사고 직후 도주해 상당 기간 도피행각을 이어가며 피해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친구들에게 도피를 교사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지난 9월 24일 오전 3시 11분께 술에 취한 채 고가의 수입차량인 마세라티를 운전하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고 뒷자리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가 숨졌다.
검찰이 위드마크 기법을 이용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한 결과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093%였다.
김씨는 바로 친구 A씨에게 연락해 "음주운전 사고를 냈으니 도피시켜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김씨는 광주 서구 한 호텔에서 짐을 챙기고 A씨의 벤츠 차량을 타고 대전으로 도주했다.
이어 대전에서 현금을 이용해 버스로 인천공항으로 가 태국으로 도피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범행 이틀 만인 지난 9월 26일 서울 역삼동에서 긴급체포됐다.
고교 동창인 오씨는 음주 교통사고 사실을 알면서도 텔레그램에서 대포폰을 구입해 김씨에게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사는 오씨의 구형 이유에 대해 "음주 교통사고 명확히 인식하였음에도 김씨의 도주를 돕기 위해 텔레그램을 통해 구입한 대포폰을 제공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도피하게 했다"며 "명백히 수사방해를 하였는 바 그 책임이 매우 중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저지른 사고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고, 피해를 입은 오토바이 운전자는 병원 치료 중임에도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를 탄 상태로 법정을 찾았다. 재판부가 피해자에게 발언 기회를 줬지만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했다.
징역 10년 구형을 들은 유가족 측은 "검사가 겨우 10년을 구형했으니 선고는 그보다 낮을 것 아니겠느냐"며 "기가 막히고 이래서야 사법정의가 바로 서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재판에서는 당사자가 출석도 않더니, 그 가족들은 사과도 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가해자 가족이라면 무릎 꿇고 빌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오는 12월13일 오후 같은 법정에서 김씨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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