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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버스 대절해 3시간 충주갔던 남부지역 경찰관…"지금도 변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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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버스 대절해 3시간 충주갔던 남부지역 경찰관…"지금도 변한 게 없다"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최적지] ㉒ 평균거리 260㎞와 147㎞의 차이

손범수 경찰직장협의회 전북본부 회장은 30년 전 동기들과 버스를 대절해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충북 충주의 중앙경찰학교에서 6개월 동안 교육을 받았다.

30년이란 장구한 세월이 훌쩍 흘러 한 세대가 바뀐 지금은 어떠할까? 그의 후배들 역시 3시간가량 소요되는 충주의 중앙경찰학교에서 여전히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손범수 회장이 "원거리에서 교육을 받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 유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고 말하는 이유다.

▲2023년 신임경찰 311기 중앙경찰학교 졸업식 ⓒ중앙경찰학교

손 회장은 "남원과 함께 3대 후보지에 선정된 충남의 2곳은 남부지방 교육생들 입장에서는 기존 충주와 똑같이 원거리이어서 별반 다를 게 없다"며 "북부지방 교육생은 충주에서, 남부지방 경찰들은 가까운 남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교통의 편리로 체감적 거리는 약간 줄었을지 몰라도 국내 남부지방 주요 도시의 중앙경찰학교 접근성은 여전히 떨어진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한정민 전북경찰직장협의회 정책국장은 현재의 충주 중앙경찰학교와 각 주요 도시간 접근성 차원에서 구체적인 거리를 분석해 '남원 적지론'을 설명해 관심을 끌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충주 중앙경찰학교와 대구간 거리는 162㎞이며 울산과의 거리는 264㎞에 육박한다. 각 지역의 기준점은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시청'으로 정했다.

부산에서 충주 중앙경찰학교에 가려면 271㎞를 운행해야 하며 광주에서는 318㎞에 이른다. 전주에서는 219㎞였으며, 심지어 거제에서는 무려 3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전북본부를 비롯한 전북 15개 경찰서 직장협회장단과 신임경찰관 등은 10월 17일 오전 전북자치도청에서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 유치'를 강력히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전북경찰직장협의회

남부지역 6개 주요 도시와 충주 중앙경찰학교간 평균거리가 260㎞인 셈이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면 원거리는 마음을 위축시킨다. 제2중앙경찰학교를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에 설치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남원과 각 주요 도시간 접근 용이성을 분석한 결과 대구(133㎞)와 울산(236㎞), 부산(198㎞), 광주(90㎞), 전주(71㎞), 거제(156㎞) 등지와의 거리가 대폭 줄어드는 까닭이다.

남원과 이들 6개 도시와의 평균 거리는 147㎞로 현재의 제2중앙경찰학교가 있는 충주와의 평균(260㎞)에 비해 43%가량 단축할 수 있다.

전국의 14만 경찰관은 경기와 수도권에서만 근무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은 전국의 다양한 지역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는 게 현직 경찰들의 주장이다.

한정민 전북경찰직장협의회 정책국장은 "영남권과 호남권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은 현재의 교육기관이 충청권에 집중돼 있어 장거리 이동에 따른 업무 부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이 바로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 설치"라고 단호히 말했다.

경찰 교육기관을 한 지역에 집중시키기보다 전국적으로 분산 배치해 교육 대상자의 편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정민 국장은 "기획재정부에서 제2중앙경찰학교 최종 후보지 선정 시 비용대비 편익(BC) 분석을 통해 교통량과 유동인구 등을 고려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육을 직접 받게 될 경찰관들의 편익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붙은 남원시민들의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서명. 남원지역 사회단체에 따르면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위해 올해 9월 23일부터 서명운동에 돌입한 결과 10월 14일까지 20일 동안 10만6460명을 기록했다. ⓒ

한기만 전북재향경우회 회장도 같은 논리를 강하게 내세운다. 그는 "수도권에 가까운 충남에 경찰 교육시설이 편중돼 있는 상황을 볼 때 굳이 지역균형발전 명분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영·호남은 물론 충청권에서도 가깝고 전국 어느곳에서나 접근성이 좋아 각 지역에서 모이기가 수월한 남원이 최적지"라고 피력했다.

한기만 회장은 "경찰조직에 몸 담아오다 후배 경찰관의 더 많은 발전을 바라보며 염원하는 전북재향경우회 회원들은 지역에 연연해 남원 유치를 희망하는 것이 아니다"며 "경찰조직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신임 경찰관의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시설이 남원 운봉에 들어서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 세대가 흘러도 남부지역 경찰관은 여전히 원거리 교육에 나서야 하는 것일까? 정부가 이 질문에 대한 현명한 답을 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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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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