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를 블랙리스트로 올렸던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최서원(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가 역사를 왜곡한 소설로 받은 노벨상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 작가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11일 정유라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본인 계정에 한 작가의 작품이 "잘못된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이라며 "제주 4.3, 5.18 광주민주화운동 옹호를 소설이라는 이유로, 어쨌든 그동안 노벨상이 없었으니 감사하자는 마음으로 우파 역시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아 찝찝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 위에 노벨상이 있는 건 아니지 않으냐"며 "잘못된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로 받은 노벨상이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아냥거렸다.
정 씨는 "여전히 명단조차 밝히지 못하는 유공자, 유공자 명단 밝히라고 하면 죽일년놈되는 나라가 정상이 맞냐"면서 "김대중 노벨 평화상을 비판하면서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옹호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규나 작가는 지난 10일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노벨문학상 수상 의미-노벨 가치의 추락, 문학 위선의 증명, 그리고 역사 왜곡의 정당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거론하며 "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다. <작별하지 않는다> 또한 제주 사삼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라며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라고 스웨덴 한림원 측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꼭 동양권에게 주어야 했다면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 올해 수상자와 옌렌커의 문학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게와 질감에서, 그리고 품격과 감동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를 선택한 거라면 한림원 심사 위원들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 늘어놓고 선풍기 돌렸을 거다. 아님 여자라서?"라고 비꼬기도 했다.
정부 측 인사들의 5.18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이어졌다.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저녁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없고,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 안팎에서 한 작가의 수상을 계기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4.3 항쟁을 폄훼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이런 태도로는 보수세력이 영원히 고립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1일 허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본인 계정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이른바 '보수우익'을 자처하는 일부 사람들이 5.18을 폄훼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 교육청이 <소년이 온다>를 유해 도서로 분류해 각급 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냈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려졌다"며 "5.18 폄훼, 검열과 규제, 참 지긋지긋하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허 대표는 "그렇게 5.18을 깎아내리고 광주를 조롱해 얻으려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라며 "그런 그릇된 사고관이 원천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보수는 영원히 고립만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18을 5월에만 추모하고, 5월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말로만 떠드는 국민의힘도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저희 개혁신당은 오는 10월 19일에 여수 순천 10.19 사건 발생지를 방문해 추모할 예정이다. 역사의 아픔은 소통과 용서를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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