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의원들의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이 단순한 문제 지적에 그치는 등 대안 없이 목청만 높이는 사례가 많다는 통계 분석이 나왔다.
또 일부 시의원은 아예 본회의장에서 집행부를 대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등 낯부끄러운 자화상도 드러났다.
24일 익산참여연대가 202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제9대 익산시의회의 전반기 2년을 대상으로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 등 '본회의 의원 발언'을 분석한 결과 5차례의 정례회에서 17명이 총 27회의 시정질의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의장을 제외한 익산시의원 24명으로 나눌 경우 전반기 2년 동안 시의원 1인당 평균 1.1회의 시정질문에 그치는 등 소극적인 의정활동을 한 셈이라는 비판이다.
시정질문 참여 횟수는 진보당 소속의 손진영 시의원이 5회로 최다를 기록했고 4회 1명에 2회 3명, 1회 12명 등이었다.
특히 질문을 할 수 없는 의장을 뺀 시의원 24명 가운데 7명(29.2%)은 그나마 단 1번의 시정질문을 하지 않아 시민 대표의 의원 자격을 스스로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자초했다.
시정질문 유형도 대안 제시나 개선 방안 마련이 아닌 단순한 문제 제기가 4개 유형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대안은 뒤로 하고 목청만 돋우는' 지방의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전반기 82건의 시정질문을 △정책 제안 △개선 방안 △문제 지적 △단순 질의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한 결과 대안과 개선방안이 아닌 '문제 지적'이 37건을 차지해 전체의 45.0%를 점하는 등 1위에 랭크됐다.
정책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안하는 질문은 28건(34.0%)이었고 정책과 사업에 대한 단체장의 생각을 묻는 '단순 질의'도 4건(5.0%)으로 집계됐다.
가장 바람직한 의회상이라 할 수 있는 문제 제기와 함께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 도입을 제안하는 '정책 제안' 유형은 13건(16.0%)에 그쳤다.
익산참여연대는 "시정질문에서 개선 방안과 정책 대안 등 이른바 대안제시 유형이 50%를 차지했지만 문제지적에 머문 유형이 45%로 제일 많았다"고 지적했다.
'5분 자유발언' 역시 익산시의회의 어지러운 자화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전반기 2년의 '5분 발언'은 24명의 의원이 전원 참여해 143회를 진행하는 등 평균 6.0회로 나타났다. 1명의 시의원이 1년 내내 3회의 5분 자유발언에 만족한 셈이다.
'5분 발언'의 유형 역시 단순한 문제 지적이 57건(40.0%)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개선방안 49건(34.0%), 단순질의 14건(10%) 등으로 집계됐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시민이 원하는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최적의 정책제안 유형은 23건(16.0%)에 그쳤다.
5분 발언은 짧은 발언 시간이라는 특성 때문에 문제점 개선과 개선을 위한 방안을 시장에게 제안하고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함에도 정책 제안과 개선 방안 언급은 5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단순한 문제 제기나 단체장 의견을 묻는 유형에 해당한 셈이다.
시의회의 정책 제안에 대해 집행부는 74% 이상의 높은 수용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돼 시의회의 소극적인 의정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더해줬다.
익산참여연대는 "시정질문에 7명의 의원이 참여하지 않았고 5분 발언에도 신청 의원이 적어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집행부의 정책 수용을 이끌어내기 위한 대안제시 발언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익산참여연대는 "시정질문과 5분 발언의 의제별 특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문제 지적과 대안제시라는 의정활동의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의제 관련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간담회 활성화, 정책지원관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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