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개편해 기후 변화 대응을 총괄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후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국민의힘 내에서 정부의 기후 대응 역할을 명시하는 법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23일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개칭하고 기후환경부의 사무에 기후변화 대응 역할을 명시하는 한편,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날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 법안에는 강대식‧강승규‧권영세‧김건‧김상훈‧김선교‧김성원‧박덕흠‧박수영‧백종헌‧우재준‧인요한‧조경태 의원 등 13명이 대표발의자인 김 의원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이번 여름 예측하기 힘든 국지성 폭우와 멈출 줄 모르는 역대급 폭염을 겪으면서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상 기후로 인한 농축수산업의 피해와 이로 인한 밥상 물가의 폭등, 국지성 호우, 가뭄으로 인한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 산업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전 분야에 걸쳐 심각한 과제들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할 수 없는 기후변화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기후위기 대응 계획의 추진과 부처 및 지자체 간 협력, 그리고 민간과의 협력을 위한 거버넌스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및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범부처 및 지자체, 민간과의 협력 등 기후위기 대응 거버넌스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환경부가 기후위기 시대 컨트롤타워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의 명칭을 기후환경부로 변경하고, 기후환경부의 사무에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사무를 명시하며, 기후환경부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해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총괄·조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부총리는 기획재정부장관과 교육부장관 두 명이다. 만약 김 의원이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대로 기후환경부장관까지 부총리로 격상될 경우 부총리는 총 3명이 된다.
기후 전담 부처에 대한 요구는 지금껏 여당보다는 야당에서 활발히 이뤄져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공약으로 내건 후 여러 차례 동일한 제안을 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후인 지난 6월 7일 최고위원회에서도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거듭 촉구했다.
야당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기후에너지부는 기후 위기 대응에 더해 재생에너지의 획기적 확대를 위한 역할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김 의원이 제안한 '기후환경부'와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이처럼 내용상의 차이는 있으나 기후 대응을 위한 정부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양당에서 확인된 만큼 22대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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