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한 기초단체가 발주한 수십억원대의 건설용역과 관련한 감리업체 면접 심사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최고등급이 대거 쏠리는 등 해당업체 몰아주기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해당 업체는 또 최근 지역에서 발주한 각종 설계용역과 감리용역 등 160억원대의 물량을 싹쓸이한 것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일감 부족에 허덕이는 소규모 업체들이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기회의 형평'을 주장하고 나섰다.
19일 전북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무주군은 군도 11호(삼은로) 선형개선공사 시공 단계의 건설사업관리 용역공고를 올해 7월에 내고 지난달 13일 감리업체 면접에 나섰다.
용역금액만 총 28억7718만9000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입찰은 면접 심사 점수 30%에 가격입찰 70% 등을 합산해 최종 적격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면접에서 특정업체인 A사가 5명의 면접위원 중에서 4명으로부터 최고 등급인 '수'를 독차지하는 등 확률적으로 극히 희박한 쏠림현상을 보여 관련 업계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30개 업체가 참여한 면접 심사에서 특정 업체가 5개 등급(수, 우, 미, 양, 가) 중에서 최고 등급을 독식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며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군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면접 심사 결과 차점업체인 B사가 A업체의 자회사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1개 회사가 1등과 2등을 나란히 거머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고 있다.
30억원 이하의 PQ 대상 사업은 가격입찰과 면접 심사로 최종 업체를 결정하지만 가격입찰은 사실상 큰 차이가 없어 면접 심사가 변별력을 갖는 등 최종 낙찰의 키(key)를 쥐고 있다는 업계의 주장이다.
무주군은 "많은 업체가 대거 응찰했고 1등과 30등의 면접점수 차이가 약 4.5점에 불과하다"며 "가격점수에서 순위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 "소수점 이하의 차이로 등락이 엇갈리는 게 용역입찰의 현실"이라며 "무주군의 입장은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을 덮으려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면접 심사 이후의 절차 진행도 의문 투성이다.
통상적으로 면접 심사를 본 후 그 결과를 1군 업체에 통보하는데 10일 정도 걸리지만 무주군은 20일가량 지난 이달 4일에야 뒤늦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또 통보 후 가격입찰공고 역시 5일이면 충분하지만 1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발표하지 않고 미적거리고 있어 "도대체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발이 커가고 있다.
이 와중에 A업체는 최근 무주군이 발주한 각종 용역에서 설계 4건과 감리 5건 등 총 168억원 규모의 용역 9건을 대거 쓸어 담았고 2건은 자회사가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이다.
더욱이 A업체가 최근 수행 중인 '무주생태모험공원 조성사업' 감리용역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토목감리에 해당한다는 여론이 비등함에도 동종업체가 적은 조경으로 묶어 발주해 참여업체를 제한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지역업계에서는 "토목감리로 발주할 경우 30여개 업체가 대거 참여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으나 10여개 업체만 참여 가능한 조경으로 발주한 배경이 무엇이냐"고 따져 묻는 등 무주군의 28억원대 용역발주를 놓고 의혹과 논란이 번지고 있다.
무주군은 이에 대해 "A사가 대규모 수주를 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고 가격입찰공고는 내부 절차를 밟는 중"이라며 "조경으로 발주한 것 역시 '공원'과 관련한 사업이다 보니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군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선 제기한 의혹은 사실과 다르며 국토부 지침 등 절차를 지키며 업무를 처리했다"며 "가격 입찰이 마무리된 후에 면접평가 점수를 공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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