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의 여파로 의료 공백이 위험수위에 이르자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5일 최고위원회에서 "해마다 (의대 정원을) 2000명 씩 늘리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신뢰를 상실해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보고한 데 대해,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서 정부 신뢰도를 떨어트린 데 대해, 막말과 실언으로 국민 실망시킨 데 대해, 그밖에 있었던 수많은 일에 대해 책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지경이 됐으면 임면권자인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중증 판단 기준으로 박 차관이 "본인이 전화를 해서 (중증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상황 자체가 경증"이라며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프거나,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나는 것은 사실 경증"이라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김 최고위원은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전날 밤 경기도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아무 문제 없다고 장담한 뒤에 응급실이나 수술실에서 사고가 터지면 사태는 정말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의 의료개혁 방침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고위 책임자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의사들을 설득하고 정부의 신뢰도를 높이기는커녕, 입장을 바꾸고 말실수 연발하고 근거없는 자신감 내세우다가 상황 악화시켜온 게 사실"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쯤되면 애초에 왜 2000명 숫자를 고집해 혼란을 자초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동훈 대표는 "당 의료개혁특위를 보강해 응급실 등 의료현장의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찾아 나가겠다"면서 "응급실과 수술실 등 의료 현장의 공백과 불안이 생기는 것을 챙기는 것이 집권 여당의 중요한 임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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