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 양반광대인 국창 권삼득의 생애와 덜렁제의 예술성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문화콘텐츠를 발굴하려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과 사단법인 완주예총, 완주문화재단은 29일 오후 2시 우석대학교 W-SKY23에서 ‘최초 비가비 광대, 권삼득 다시 보다’라는 주제로 완주 문화브랜드화 세미나를 많은 예술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조선 최초 양반광대이자 8대 명창으로 꼽히는 국창 권삼득을 활용한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대중화 및 문화브랜드화를 위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준비되었다.
‘최초 비가비 광대, 권삼득 다시 보다’는 좌장을 맡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유영대 원장은 기조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판소리사에서 최초의 비가비(학식 있는 상민으로서 판소리를 배우는 사람) 광대인 권삼득의 삶을 통해 조선 후기, 견고한 시대적 인식과 편견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쳐나간 인물이다”고소개했다.
이후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유민희 한국음악작곡가는 ‘비가비 명창 권삼득의 생애와 덜렁제의 예술성’을 주제로 양반이 광대가 될 수 없던 시대, 금기를 넘어 최초로 광대가 되었던 양반 권삼득의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또한 <홍보가>, <심청가>, <수궁가>, <춘향가> 등 다양한 판소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권삼득의 덜렁제를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덜렁제의 예술성과 확장성을 조명했다.
이어 주재근 정효문화재단 대표는 ‘권삼득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발굴’을 주제 발표를 통해 “권삼득이 완주의 문화브랜드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200년 전 예술인의 삶과 철학, 예술세계가 현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동시대성의 맥락에서 권삼득 콘텐츠를 분석해 볼 것을 제안했다.
사례를 통한 방안 모색 대안으로 오스트리아 빈, 정선군의 정선아리랑, 충남 중고제 등 국내‧외의 문화유산 브랜드화 사례를 분석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권삼득 콘텐츠가 개발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과 문화예술기관, 문화예술인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완주군과 완주예총, 완주문화재단에서 완주군을 대표하는 권삼득을 중심으로 국악, 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 모든 공연예술장르를 융복합해 시대적, 지역적 확장을 꾀하는 공연작품 제작 및 공연을 위한 정책적 수립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이태화 고려대학교 초빙교수는 “고창군의 신재효 문화브랜드화 사례를 예로 들며 권삼득을 문화브랜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권삼득과 연관된 문화유산의 발굴과 보존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매년 열리는‘국창 권삼득 추모 전국국악대제전’의 경우 그 규모나 경연 내용을 살펴봤을 때 권삼득의 예술적 성과를 기리기 위한 대회로 보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며, “덜렁제와 연계해 판소리 경연을 강화하고, 국창 권삼득을 알릴 수 있는 대중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대회를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정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강사는 덜렁제의 예술적 가치를 강조하며 권삼득의 판소리사적 의미, 그의 철학과 음악적 가치관 등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며, 권삼득 스토리가 이해와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설렁제, 드렁조, 권삼득제 등 다양하게 불리는 덜렁제의 명칭을 통일하고, 권삼득을 이미지화하는 문화콘텐츠 개발 등 대중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 예술인은 자유토론 시간을 통해 “기존에 이루어진 권삼득에 대한 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콘텐츠가 다양하다는 것에 놀랐다”며 “국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권삼득의 삶과 예술세계를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이번 자리를 통해 국창 권삼득의 문화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문화브랜드화 추진을 통해 전통예술의 멋과 흥이 살아 숨 쉬는 완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완주군 관계자는 “이번 권삼득 다시 보다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국창 권삼득 추모 전국국악대제전을 내실있게 진행하고 최고 상인 장관상에서 대통령상으로 격상하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덜렁제는 조선 후기 명창 권삼득(1771-1841)이 권마성(勸馬聲) 가락을 차용해 판소리화한 악조이다. 덜렁제는 매우 씩씩하고 기세등등한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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