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구갑)이 14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의 최근 페이스북 게시물을 근거로 ‘정치적 중립 위반’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정치적으로 편향된 페이스북 게시물을 지적받자 “앞으로는 제가 특히 공직에 임명이 된다면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 표시를 하는 것에 조금 더 '손가락 운동'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겠습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형석 신임 독림기념관장 임명 논란 및 광복절 경축식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지난 11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관련 사안을 다룬 MBC 제3노조의 성명을 본인 페이스북에 직접 공유했다. 현재 이진숙 위원장은 탄핵소추로 직무 정지 상태다.
이진숙 위원장이 공유한 MBC 제3노조 게시물은 모두 광복회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11일 성명에선 김형석 관장의 ‘1948년 광복절설’을 지지하는 근거를 열거하고 있으며, 13일 성명은 한 발 나아가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진 이종찬은 무릎 꿇고 사죄하여야 옳다”라고 비난했다. 이는 모두 최근의 역사 논쟁에서 뉴라이트 계열 관장의 주장을 옹호하고, 광복회를 비판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이 의원은 이진숙 위원장이 특정 성향 노조의 성명을 공유하며 ‘MBC 보도에 불만을 표현하고 구체적으로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두 성명 모두에 독립기념관장 논란을 다룬 자사 MBC 뉴스의 주제 선정, 순서, 분량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진숙 위원장이 공유한 게시물에서 MBC 제3노조는“MBC는 신이 났다. 현 정부에 손해가 되면 뭐든지 좋은 모양이다. 새로울 것도 없는 이종찬 광복회장 강연을 메인뉴스 세 번째 아이템으로 올려놓았다”라며 보도 편성 순서를 문제 삼았고 “MBC는 난리가 난 듯 뉴스데스크 톱부터 세 꼭지에 사태를 도배했다”라며 보도 분량을 비난하고 있다.
뉴스 아이템 편성의 구체적 사항까지 물고 늘어진 게시물을 방통위원장이 공유한 것은 공영방송 제작의 자율성과 편성권까지 개입하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정헌 의원은 “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을 약속한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뉴라이트 옹호’ 게시물을 공유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며 “방통위원장이 특정 노조를 노골적으로 편들고 MBC 보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방송장악 의도를 품고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정통 보수인 이종찬 광복회장에게조차 인격적인 모욕을 서슴지 않는 글을 공유한 이진숙의 저의는 무엇인가”라며 “뉴라이트 사관에서 벗어나 독립운동가 후손분들에게 사과하고, 청문회 거짓말에 대해선 국민 앞에 사과하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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