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저녁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관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적이 있지만, 전직 대통령과의 공식 만찬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말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윤 대통령의 선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장례식장에서 조문 온 이 전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전현직 대통령의 부부 동반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정혜전 대변인이 전했다.
만찬에선 핵발전소 수출을 둘러싼 논의가 주로 오갔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UAE 바라카 원전(핵발전소)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에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모하메드 대통령도 "맞다"며 공감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바라카 핵발전소 건설 수주 당시를 회고하며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 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고, 윤석열 정부가 그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24조 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했다.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된 대화도 나눴다. 이 전 대통령은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거듭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300억 달러 통화 스와프 체결 등을 회상하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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