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저축은행 연체율이 거의 10%에 이를 정도로 올라갔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70% 이상이 다중채무자의 빚이었다.
은행 대출이 불가능해진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에서까지 돈을 빌렸으나 이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2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4.18%로 집계됐다. 이 통계는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대출·연체 등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이는 2015년 2분기(4.25%)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전분기(작년 4분기) 3.16% 연체율과 비교하면 1개 분기 만에 1.02%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전년 동분기(2.54%) 대비로는 1.64%포인트 높다.
2금융권 가운데서도 저축은행 연체율은 9.96%에 달해 거의 10%에 이르렀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직전 분기 대비 2.33%포인트 높다. 지난 2015년 3분기(10.91%) 이후 8년 6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연체율이 심각해지는 저축은행권은 중앙회 차원에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 채권 매각을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금융 연체율은 3.66%,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 등)는 3.21%, 보험은 1.31%였다. 1개 분기 만에 상호금융은 0.93%포인트, 여신전문사는 0.90%포인트, 보험은 0.33%포인트씩 연체율이 올라갔다. 각 9년 9개월, 9년 6개월, 4년 9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한편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 1분기 말 현재 0.54%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분기(0.59%) 이후 9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직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올랐고, 전년 동분기에 비해서는 0.17%포인트 상승했다.
종합하면 내수 침체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대출 의존도가 커지는 가운데, 은행 대출길마저 막힌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에까지 빚을 지는 한계 상황에 내몰렸으나, 그마저도 갚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는 모양새다.
여러 곳에서 돈을 끌어 쓴 다중채무자 또한 급증하고 있다.
올 1분기 현재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178만3000명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57.0%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나기 전인 2019년 4분기(57.3%)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비중이다.
대출잔액 기준으로 보면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 752조8000억 원의 71.3%가 다중채무자 빚이었다. 이 비율은 2022년 70%선에 이르더니 작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계속 71%를 웃돌고 있다.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1인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 원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에서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규정했다. 이어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총합해 자영업자 대출 규모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합이 3개 이상인 경우로 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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