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망성면과 용동면·용안면 등 3개 면지역 농민들은 연신 군 장병에 미안하다면서도 작물동 피해 복구를 위한 인력 지원이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곳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덮친 극한호우로 망성면 기준 최고 누적강우량 424mm를 기록하며 시설원예단지 피해만 총 5500여 동에 육박하는 등 처참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농민들의 피끓는 호소는 익산시와 제35보병사단이 15일 오전 망성면 나바위성당에서 가진 '집중호우 피해지역 군부대 인력지원 민·관·군 간담회' 자리에서 절규로 변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헌율 익산시장과 고위간부진을 비롯한 고영완 익산경찰서장과 익산소방서 등이 행정기관에서 참석했고 비닐하우스 피해농가 대표와 군부대 관계자 등 100여명이 머리를 맞댔다.
익산지역 피해상황보고로 시작한 간담회에서는 익산지역 공공시설 피해만 180여건에 56억원을 넘어섰고 사유시설 피해도 8100여건에 58억원에 육박하는 등 총 11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유시설 피해의 절반가량은 수박과 방울토마토, 상추 등 원예작물에서 발생했고 망성면 3500여개 동을 비롯한 용동면 930여개 동, 용안만 1020여개 동 등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봤다.
이들 농가는 수확을 앞둔 시설하우스의 작물 피해가 심각하고 광범위해 복구 처리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군부대에 농작물 제거 중심의 대민 지원을 요청했다.
김재복 망성면 라암이장은 "지난해 폭우피해 때 군장병께서 복구작전을 펼쳐줘 너무 감사했는데 또 다시 발생해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수박 등 원예시설 피해가 커 작물동에서 악취가 심해지는 등 작물동을 우선 처리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상민 용동면농소 이장도 "각종 장비는 지난해처럼 크게 투입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작물동의 수박이 썩아가면서 땅이 오염될까 걱정인 만큼 신속히 작물동 처리를 위한 인력지원을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날 "1년 만에 호우피해의 상황이 반복돼 군부대에 염치가 없다"며 "올해 수해 양상은 지난해와 달라 작물동 처리부터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헌율 시장은 "원예 농작물은 물에 잠기면 하루나 닷새나 똑같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농가들이 후속 작물을 파종해야 하는 만큼 군부대에서 작물동부터 우선 인력을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35사단은 이날 "신속한 복구를 통해 지역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군 인력 투입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위해 행정에서도 관련 기반시설을 확충해 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온도는 31.5도를 기록할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렸고 비닐하우스 내 군 장병이 20~30분마다 교대 지원을 나설 수 있도록 각종 시설을 확충해 달라고 35사단은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는 집중호우 피해 농민을 위해 군부대의 지원과 지휘본부 확보 등 지원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당초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기는 등 실의에 빠진 농민들을 지원하려는 열기로 가득했다.
농가의 한 관계자는 "워낙 피해 범위가 커서 어디부터 어떻게 복구해 나갈지 막막했는데 익산시 등 행정이 군장병과 함께 적극 지원에 나선다니 크게 위로가 된다"며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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