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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대변인 "하마스 말살? 대중 기만하는 것"…네타냐후 방식 불만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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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대변인 "하마스 말살? 대중 기만하는 것"…네타냐후 방식 불만 이어져

가자 고강도 공세 마무리 수순? '전후 계획' 두고 갈등 커지는 이스라엘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더이상 군대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평가와 함께 고강도 공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며 이스라엘 내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제시하지 않고 있는 가자지구 전후 통치에 대한 대안 제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조차 정부에 대안을 촉구하며 이스라엘 내부 갈등이 또다시 노출됐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3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를 말살하고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대중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하마스는 사상이자 정당으로 주민들의 마음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우리가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누구든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정부가 대안을 찾지 못하면 (하마스는) 존속할 것"이라며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없이는 하마스 궤멸이 불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이스라엘 총리실과 이스라엘군 쪽은 하가리 대변인 발언이 군과 정부의 갈등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19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안보 내각은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역량을 파괴하는 것을 전쟁 목표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며 "물론 이스라엘군은 이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실도 성명을 통해 군이 정부가 밝힌 전쟁 목표들에 전념하고 있으며 하가리 대변인인 발언은 "사상 및 이념으로서의 하마스 근절"에 관한 것이며 "그 외의 주장은 발언의 맥락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밝히지 않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미 지난 1월 전후 통치를 팔레스타인 기구에 맡기고 이스라엘 민간인이 가자지구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고자 하는 극우 장관들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권 유지를 위해 극우 정당에 의존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을 지냈던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전후 통치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 9일 전시 내각에서 탈퇴하기도 했다. 그는 탈퇴 의사를 밝히며 "네타냐후 총리가 우리가 (가자지구에서) 진정한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막고 있다"며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가자지구 고강도 공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며 전후 계획에 대한 요구가 더 거세지는 것으로 보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을 창립한 편집자인 데이비드 호로비츠는 19일 논평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고강도 전쟁이 끝을 향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이 라파에서 하마스 해체를 발표하기까지 "한 달 가량" 남았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마스가 마지막 주요 거점(라파)에서 이미 군대로서 기능하고 있지 않다"며 "하마스가 전술을 게릴라전으로 전환했다"고 짚었다.

18일 <워싱턴포스트>(WP)도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목적을 거의 달성해 지난해 10월부터 8달간 지속된 대규모 군사 작전이 곧 저강도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라파 작전에 정통한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가 하마스의 마지막 대대 공격 및 군사 기반시설 파괴, 땅굴을 통해 이집트로부터 들어오는 무기 공급 차단 등 이스라엘이 의도한 세 가지 주요 목표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이스라엘 전략부 국장을 맡았던 은퇴한 준장 요시 쿠퍼바세르를 인용해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재결집을 막는 것을 목표로 소수 병력을 이용한 보다 느린 속도의 표적 기습 작전으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이 저강도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국제사회의 휴전 협상을 비롯한 외교적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전환이 민간인에게 한숨 돌릴 시간을 제공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늘리며 교착상태에 빠진 휴전 협상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두 명의 미 당국자가 라파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작전 종결이 임박하면서 새 외교적 기회가 열리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호로비츠는 논평을 통해 외교적 노력 강화가 필요한 순간에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개혁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국제사회와 협력해 가자지구를 이끈다는 미국의 전후 가자지구 통치 구상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이스라엘의 역내 지위 정상화 기회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스라엘에 있어 미국과의 진지하고 긴밀한 대화는 가장 명백한 국익"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극우세력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역할을 하는 것에 반대하며 "총리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그러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8일 영어로 낸 영상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달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와 탄약 공급을 보류한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카린 장 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그(네타냐후 총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미국은 지난달 라파 침공에 대한 우려로 이스라엘에 대한 고폭발성 탄약 1회분 수송을 일시 중지한 바 있다. 관련해 호로비츠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이 생존을 위해 의존하고 있는 유일한 핵심 동맹을 공개적으로 폄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세는 마무리 단계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위험은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19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전면전이 벌어지면 "규칙과 한계 없이" 대응할 것이며 이스라엘 내 "우리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부터 안전한 장소는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나스랄라는 "육지, 공중 바다"에서 모두 전투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전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 작전 계획이 승인됐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헤즈볼라는 자신들의 정찰용 무인기가 촬영한 이스라엘 최대 도시 중 하나인 항구도시 하이파 영상을 공개했다. 하이파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 30km 이상 떨어져 있다.

나스랄라는 19일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는 데 이용하도록 키프로스 공항과 기지를 개방하는 것은 키프로스 정부가 전쟁의 일부가 되었다는 의미"라며 키프로스까지 위협했다. 키프로스 쪽은 키프로스가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물자 수송을 돕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키프로스는 "문제의 일부가 아니라 해결책의 일부"라고 반박했다.

미국의 임시 부두 등을 통해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해상 운송 물자는 키프로스에 일단 집결 뒤 운송된다. 키프로스엔 영국 군사 기지가 있어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가자지구 전쟁을 빌미로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하는 것을 저지하는 데 활용됐다.

헤즈볼라는 가자전쟁 기간 내내 이스라엘과 국경 지대에서 제한적 교전을 벌였다. <AP> 통신은 지금까지 이로 인해 레바논에서 400명 이상이 숨졌고 사망자 대부분이 헤즈볼라 대원이지만 민간인도 80명 가량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쪽에선 군인 16명과 민간인 11명이 숨졌다.

헤즈볼라의 무장 수준이 높은 탓에 전면전이 벌어지면 양쪽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AP>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가 다른 레바논 무장 세력들과 함께 미사일과 로켓 15만 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구호 식량을 받기 위해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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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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