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의를 가진 3국 정상은 27일 3국 경제단체들과 자리를 함께 한 '비즈니스 서밋'에서 다시 만나 교역과 투자 확대, 공급망 안정성 강화 등에 입을 모았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외교안보 현안과 달리, 경제통상 분야에서 중국과의 관계 복원이 필요한 한일과 미국 중심의 동맹질서 재편 속에 한미일 결속을 경계하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모두발언을 통해 "3국은 전 세계 GDP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라며 "이제 정부와 경제인이 힘을 모아 3국 협력의 차원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협력 방안으로 "역내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3국 간 교역투자 플랫폼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일중 FTA 협상을 조속히 재개해 경제협력 기반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기업의 투자는 3국 관계의 안전판"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이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3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기후위기는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문제"라며 "원전, 수소, 탄소 포집, 활용, 저장 등 무탄소 에너지의 강점을 보유한 우리 3국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글로벌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와의 공동 협력을 강조하며 "한일중+X 협력 프레임웍을 통해 사막화 방지, 해양생태계 보존, 플라스틱 오염 감축 등 취약국 지원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도 "정부 간, 기업 간, 그리고 정부와 기업 간의 연대를 강화해 일한중의 대응을 향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내년 4월에 열리는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를 소개하며 참석한 경제인들에게 "오사카를 찾아주기 바란다"고 홍보했다.
아울러 "무역, 투자 양면에서 깊은 관계가 있는 일한중 3개국에서 RCEP 협정 플러스를 목표로 고차원적 규율을 포함해 미래지향적 일한중 FTA에 대해서 진솔한 의견 교환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리창 총리는 시진핑 주석이 주변국 외교 기조로 언급한 "친선혜용(親善惠容·이웃 국가와 친하게 지내고 성실하게 대하며 혜택을 주고 포용한다)"을 강조하며 3국이 "동반자 관계, 파트너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리 총리는 거듭 "3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우리가 화목하게 우호적인 이웃이 되어야 한다"면서 "외부 영향을 배제함으로써 시종 화목하게 지내고 상부상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안보를 비롯한 공급망 등에서 한미일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중한일 3국은 경제적으로 심도 이게 융합되고 있어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함께 발전하는 이웃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3국 경제에 우위와 보완점 또한 협력의 성장점을 찾아야 더욱 높은 수준의 협력 상생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리 총리는 이어 "경제협력은 중한일 3국 협력의 튼튼한 기반"이라며 "경제 글로벌화의 대세를 잘 파악하고 산업 협조를 심화해 포괄적 연결 수준과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공급망의 안정적인 수호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한국 경제단체를 비롯해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런홍빈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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