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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26%'에 38년 된 초저가 청년 임대아파트 두고 '갑론을박' 이어지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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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26%'에 38년 된 초저가 청년 임대아파트 두고 '갑론을박' 이어지는 사연

2030여성 노동자 위한 익산 영등1동 청아아파트 놓고 의견 분분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영등동에는 2030세대 여성 노동자들을 위한 초저가 임대아파트가 있다.

1985년에 건립된 후 익산시가 직영해 온 이 아파트는 42㎡(13평) 규모에 100세대가 입주 가능하다.

그동안 근로 청소년 임대아파트로 활용되어 주로 무주택 근로여성이나 지역 내 여대생 등을 대상으로 보증금 4만원에 월 사용료 2만원의 초저가 임대를 해왔다.

기초단체가 운영하는 까닭에 보증금을 떼일 염려도 없고 월 임대료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어 기초단체의 '청년정책'이나 '여성친화정책'으로는 이보다 더 좋은 정책은 없을 것이다.

▲1985년에 건립된 후 익산시가 직영해 온 이 아파트는 42㎡(13평) 규모에 100세대가 입주 가능하다. ⓒ프레시안

하지만 이 아파트는 22일 현재 빈방이 26%를 기록하는 등 매년 20~30%의 공실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증금과 임대료가 초저가임에도 방이 남아도는 까닭은 무엇일까?

2030세대는 "40년 가까이 오래된 아파트이다 보니 젊은 취향에 맞지 않는 주거환경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20대 후반의 한 입주민은 "임대료가 싼 것은 사실이지만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주거시설을 원하는 젊은이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며 "아파트 외벽 등 겉은 멀쩡하지만 창틀이나 샤시를 비롯한 각종 기반이 헤어지고 낡아 친구들에게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S씨는 "신세대들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잘 갖춰진 원룸 형식을 선호하는데 여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저층 아파트(5층)이어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점과 교통이 불편한 점도 공실률이 높은 요인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30대의 한 여성 직장인은 "전국에서 이보다 임대료가 싼 아파트가 어디에 있느냐"며 "시설도 그리 낡은 편은 아니어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불편 외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30대의 한 여성 직장인은 "전국에서 이보다 임대료가 싼 아파트가 어디에 있느냐"며 "시설도 그리 낡은 편은 아니어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불편함 외에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입주민 불편 해소를 매년 적게는 수천만원씩 들여 보수를 하고 있다.

2019년에 2억2000만원 예산을 투입해 LED등 교체와 출입구 자동출입문 설치, 도배·장판 등 시설을 개선하고 보안등 추가와 CCTV 8대를 설치해 안전한 주거환경도 갖추었다.

폐허 수준이었던 5층 입주를 유도하기 위해 2022년에는 전면적으로 옥상 방수공사를 하는 등 해마다 필요한 곳을 땜질하듯 고치고 있다.

리모델링도 한계를 보여 공실 문제를 해소할 수 없자 익산시의회는 최근 관련 조례를 바꿨다.

손진영 익산시의원(동산·영등1동)이 발의한 '익산시 근로 청소년 임대아파트 설치 운영 조례 일부개정안'은 21일 상임위를 통과했다.

해당 조례안은 익산시에 주소를 둔 여성 노동자라면 어느 곳에서 일을 하든 전원 입주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종전에는 익산시에 주소를 둔 익산 지역 업체나 대학생이 대상이었다.

2030 세대들은 조례를 개정하는 것도 땜질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광대의 한 재학생은 "익산시가 청년과 여성의 도시를 지향하는 만큼 젊은 여성의 취향에 맞는 임대아파트 제공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청년 입맛에 맞게 청년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쳐야 타지역 청년들이 익산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아파트를 철거하고 재건축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산시의 한 관계자는 "안전점검에 나선 결과 해당 아파트는 B등급으로 나왔다"며 "만약 재건축을 한다 해도 막대한 예산확보 등 여러 난제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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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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