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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명 사망' 브라질 남부 홍수로 대규모 '기후 이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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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명 사망' 브라질 남부 홍수로 대규모 '기후 이주' 우려

온난화로 홍수 빈번해져 '마을 전체 이주 불가피' 분석…캐나다선 산불 커지며 연기 미국 중부까지 도달

남아메리카 브라질 남부에서 2주 넘게 지속된 폭우와 홍수로 적어도 147명이 사망한 가운데 기후 변화로 이 지역의 홍수가 점점 심해져 마을 전체를 옮겨야 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산불 시즌이 시작된 캐나다에선 점점 더 극심해지는 산불로 연기가 국경을 넘어 미국까지 다다랐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 홍수로 적어도 147명이 사망하고 127명이 실종됐으며 53만8000명이 이재민이 됐다고 보도했다. 히우그란지두술에서 수십 개 마을과 거리가 침수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주도 포르투알레그리 주변 침수 면적이 서울 면적의 6배가 넘는 3800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포르투알레그리 인근 과이바강은 재차 최고 수위를 경신 중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과학자들이 5m에 이른 과이바강 수위가 이달 말까지 홍수를 견딜 수 있는 수위인 3m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지역에서 극단적 홍수 및 가뭄이 나타나며 이를 거듭 겪고 있는 주민들이 아예 삶터를 옮길 계획을 품고 있어 대규모 '기후 이주(climate migration)'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포르토알레그리에서 150km 떨어진 작은 마을 무숨 주민 카시아노 발다소는 통신에 지난 7달간 세 차례나 홍수로 집에 밀려 들어온 진흙을 치워야 했다며 "어디로 갈진 몰라도 목숨의 위협이 없는 강에서 먼 곳으로 이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마리아 마를레네 베나시오가 살던 임대주택엔 물이 1.5m 높이로 밀려 들어왔다. 베나시오는 "이 마을은 언젠가 강이 돼 우리가 살기 힘들게 될 것"이라며 "돈 있는 사람들은 모두 떠났다"고 했다.

지역 정부도 주민 대부분이 이주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무숨 시장 마테우스 트로잔은 이 마을 주민 5000명 중 상당수가 이주해야 할 것으로 보고 마을의 40%를 다른 곳에 재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주 내 일부 마을의 경우 마을 전체 주민을 이주시키는 것 외엔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생태학자인 브라질 리오그란데연방대 마르셀로 두트라 교수는 도시 기반시설을 옮겨 도시들이 이 정도 규모의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히우그란지두술은 아마존에서 내려오는 따뜻한 공기와 남극에서 불어오는 찬 공기가 만나는 곳으로 폭우가 드물지 않고 통상 브라질 북부를 건조하게 하고 남부를 습윤하게 하는 엘니뇨(적도 부근 해수면 기온 이상 상승 현상)의 영향으로 더 많은 비가 올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탓에 그 강도가 극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저명한 기후학자이자 브라질 상파울루대 고등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카를로스 노브레의 분석을 보도했다. 노브레 연구원은 평균 기온이 높을수록 바다 증발이 심해져 대기 중으로 더 많은 물이 유입돼 극단적 기상 현상의 발생을 촉진하고 빈도를 늘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기후 현상으로 고통 받는 지역의 중요한 문제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기후에 대응해 기반 시설이 건설됐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미래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 더 나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시 온난화가 배경으로 지목되는 극심한 산불이 올해도 캐나다를 덮치며 연기가 미국까지 도달했다. 13일 미 CNN 방송은 캐나다 전역에서 100개 넘는 산불이 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연기가 올해 처음으로 미국 북부로 유입되며 위스콘신주, 미네소타주, 아이오와주에 대기질 경보가 발령됐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 환경청(EPA)이 제공하는 실시간 대기질 정보를 보면 14일 오전엔 중부 캔자스주, 네브래스카주까지 '건강에 해로움' 수준(높을수록 대기질이 나쁜 6단계 중 4단계)으로 대기질이 나빠졌다. CNN은 다음주 초까지 미국의 공기질이 나쁜 상태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도 캐나다 산불 연기가 미국으로 유입돼 11개 주가 '매우 건강에 해로움', '위험' 등 대기질 수준 최악의 단계를 경험했다.

캐나다통합산불센터(CIFFC) 자료를 보면 캐나다 전역에서 138개 산불이 타오르고 있고 이 중 40개가 통제 불능 상태다.

CNN과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메일>을 보면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포트 넬슨 인근에서 발생한 파커 레이크 산불이 주말 동안 규모를 세 배 불려 13일 오전 포트넬슨 근처 2.5km 지점까지 접근했다. 이 마을 주민 5000명에 대해 이미 지난 10일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재난관리장관 보윈 마는 13일 해당 산불이 이미 5280헥타르((ha)를 태웠다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부 매니토바주도 13일 크랜베리 포티지 마을 인근 1.5km 지점까지 산불이 접근해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매니토바주 산불 관리 책임자 얼 히몬스는 "40년간 산불 대응을 해 왔지만 이번 산불처럼 움직이는 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글로브앤메일>은 캐나다 소방 당국자들이 기록적 규모의 산불이 번졌던 지난해보다 올해 상황이 더 나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선 지난해 산불로 1192만ha가 불탔다. 이는 지난 40년간 가장 큰 연소 면적으로 그 전해 연소 면적의 8배가 넘는다. 캐나다에선 통상 5~9월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며 식생이 더 건조해져 불이 더 빠르고 강하게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홍수로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 주도 포르투알레그리 시내가 광범위하게 침수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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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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