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정상회의가 오는 5월 말 개최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도 아직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5월 20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 취임식에 한국 정부가 축하 사절단을 보내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일 경우 중국 측이 이에 반발해 회의 개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8일 중국에 방문 중인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은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에 "중국이 정상회의 참가는 내부 방침으로 확정한 것 같지만, 오랜만에 만남인데 성과 없이 끝내는 것도 중국 국내 민심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는 것 같다"며 대만 총통 취임식에 대한 한국 정부의 판단이 중국의 선택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우 회장은 "정상회의에 아직 중국 측이 확답을 주지 않은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그 중 최대 요인은 5월 20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 취임식에 한국 정부가 공식 축하 사절단의 파견 여부"라며 "중국은 이러한 적극적 행동을 한국 정부가 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만약 한국 정부에 그러한 입장(사절단을 보내지 않는다는 입장)이 전달되면 확실히 회담(한일중 정상회의)에 갈 것이라는 것"이라며 "여기서는 한국 정부가 사절단을 본국에서 따로 파견하거나 아니면 여당 의원들이 가거나 하는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대만 총통 취임식 사절단 파견 여부에 대해 아직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존 취임식에는 주타이베이 대한민국 대표부 차원에서 참석해 왔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과거 전례에 따라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관례대로 대만 대표부 차원에서 참석하는 것은 중국에서 몇 마디 유감이라고 형식적인 표현은 하겠지만, 큰 문제를 삼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정부 부처 인사가 참석한다거나 국회의원 등이 사절단으로 갈 경우 한중관계 개선도 쉽지 않다. 그런 것만 없다면 중국도 한중관계를 풀기 위해 경제 교류 강화서부터 여러 준비를 하고 있더라"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 24일 하오펑(郝鹏)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가 한국을 방문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포함해 정부 인사 및 기업체를 방문하는 등의 일정을 가지기도 했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 시작돼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회의로 의장국은 일본-중국-한국 순으로 돌아가면서 담당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번 의장국으로 조속한 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회의 일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4일 다음달 개최를 조율하고 있다는 일본 매체 <교도통신>의 보도에 대해 5일 "서울에서의 정상회의 개최 일자를 3국 간 협의 중"이라며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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