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70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이하 현지시각) 대만 매체 <연합보>는 이날 오전 7시 58분 동부 도시 화롄(花蓮) 현에서 남동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진원지 깊이는 15.5km로 나타났으며 해당 지역 인구는 약 35만 명 정도다.
매체는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7명이 사망했다고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타이루거 지역의 더카룬 산책로에서 3명, 샤오주이루 트레일 코스에서 1명, 후이더터널에서 2명, 허런 광산지역에서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당국은 지진에 의해 파손된 건물이 125채에 달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중 지진으로 인해 갇혀 있는 77명의 인원에 대한 구조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지진으로 화롄의 항구 지역이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부두의 일부가 붕괴되고 교각이 튀어나오거나 함몰됐다고 밝혔으나, 항구의 모든 송유관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대만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36만 8735가구가 정전을 겪었는데 5485가구는 아직 미복구된 상황이라며 이날 오후 10시에는 화롄 지역 전체에 전력이 문제 없이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12만 5675가구에 단수 피해가 발생했는데 현재 화롄 지역 1만 450가구, 화롄 외 지역에 4664가구 등 1만 5114가구에 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4일 24시부터 물 공급이 재개될 예정이며, 화롄 지원을 위해 물탱크 20대를 보냈다고 전했다.
매체는 지난 1월 차기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라이칭더 부총통이 이날 오후 3시 화롄 지역에 도착해 구조 작업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이칭더 부총통은 "지금은 구조가 최우선"이라며 "갇힌 사람이 몇 명인지 주의 깊게 확인하고 신속하게 구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진이 발생한 화롄 지역에는 타이루거 협곡이라는 인기 관광지가 있는데, 오는 4~7일 대만의 어린이날 및 청명절 연휴 기간이라 당초 많은 관광객들이 이 지역을 찾을 예정이었다. 매체는 이날 지진으로 일부 현지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운영을 하기 어려워 단체 여행 일정이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만 외교부는 이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진 피해에 대해 위로를 전하며 필요한 지원을 즉각 시행하겠다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대만과 일본은 지진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에 함께 있어 지진이나 대형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서로를 배려하고 지원하며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1999년 9월 21일 2400여 명의 주민이 사망한 규모 7.6의 대지진 이후 가장 강한 지진이었다. 인명 및 재산 피해의 정확한 수준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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