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면서 전북 선거판에는 두 단어가 다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전북몫'과 '쌍발통'
먼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얘기하는 '전북몫',
'전북의 여당'이나 다름없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10명의 후보들은 지난 27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총선필승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몫'을 찾기 위한 '드림팀' '원팀'이라고 칭했다.
이들은 "새만금개발사업, 공공의대 설립, 전북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 전북현안에 원팀으로 대응해서 윤석열정권의 전북홀대에 맞서 전북을 지킨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전북도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윤정권 출범 이후 정치.외교.남북관계에서 어느 하나 후퇴 안한 게 없을 뿐 아니라 잼버리 파행과 전북의 희망인 새만금 예산을 무자비하게 삭감하는 등 전북도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지역 내 '일당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 줄 테니 제대로 윤 정권을 견제하고 전북의 몫을 챙기라는 도민의 명령으로 받아 들인다"고 해석했다.
나머지 민주당 후보들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윤정부에 맞서 최선봉에서 싸우겠다’,‘10명이 똘똘 뭉쳐 윤정권 심판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제 전북은 싸워야 할 때’, ‘전북몫을 제대로 찾는 정치인이 되겠다’,‘정권교체를 외치는 도민들의 뜻을 받들어 전북 원팀의 최선봉이 되겠다’"는 등의 비상한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새만금개발사업, 공공의대 설립, 전북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 전북의 대표적 현안, 다시 말해 '전북몫'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전북도민에게 '희망고문'만 가하는 대표적 사업들이다.
'전북몫'이란 단어는 지난 민선 7기 송하진 전 전북지사가 강조했던 말이다. 지난 수십 년 간 '호남'으로 분류되는 '호남권'속에서 전북의 존재감은 미미했고 항상 전남과 광주의 일부로 불려져 덤으로 묻어가는 존재나 마찬가지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서 호남의 그늘에 가려진 '전북,전북도민'은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해온 것이 일상였다.
그런데도 전북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영화 제목처럼 민주당을 지지해 왔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4년의 임기가 지나면 전북도민은 손에 쥔 게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통령 후보들은 전북을 찾아 '말잔치'를 벌였다. 그렇지만 결과는 그 역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공허한 공약에 불과했었다.
이제 다시 더불어민주당 10명의 후보들은 '전북몫'을 얘기하고 있다.
전북의 유권자들은 과연 '전북몫'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얼마만큼을 가져와야 그동안 잃었던 전북몫이 채워질지도 가늠할 수 없다.
윤석열 정권과 싸워서 정권교체가 되고 그렇게 되면 전북몫이 채워진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22대 총선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게 되는 민주당 국회의원은 임기 4년 동안 그를 반드시 입증해야 하고 또 나중에라도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쌍발통 협치'주장하며 두 번씩이나 스스로 함거(죄인을 실어 나르던 수레)에 들어간 국민의힘 후보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나왔던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는 ‘LH전북 일괄유치’실패를 사과하면서 석고대죄 차원에서 '함거'에 들어가는 선거운동을 펼쳤다.
정운천 후보는 다시 13년이 흐른 제22대 총선 선거운동 첫 날, 삭발식까지 거행하면서 함거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정 후보는 "이번 총선이 쌍발통 협치를 통해 전북이 도약의 시대를 여느냐 과거 민주당 일당독주의 고립된 섬으로 돌아가느냐의 선택"이라면서 "소리만 내는 야당 국회의원이 아니라 여당3선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을 직접 만나 직언하고 담판 짓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진정성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트럭을 개조한 유세차량 위에 함거를 설치하고 "그동안 전주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결연한 의지로 함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윤석열 정권과 담판을 지어서라도 전북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여당 국회의원이 1명이라도 22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면서 정운천 후보는 지난해 새만금 주요 SOC 예산이 깎인 것도 "잼버리대회 이후 여야 싸움판이 벌어져 깎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 후보의 이같은 주장은 집권여당이 잼버리대회 파행의 책임을 전북에 뒤집어 씌우면서 새만금 관련 예산을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인 5000억 원이나 삭감했었기 때문에 전북은 생존차원에서 도민들까지 들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특히 전북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윤석열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데 이를 파기했는데도 정운천 후보는 '쌍발통'만 주장하면서 전북도민의 입장보다는 대통령의 편만 든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협치를 위해서는 여당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집권여당의 현역 국회의원인 정후보가 전북현안에 대해서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지 못했다는 질책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운천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만 된다면 ‘3선의원’이 되고 그렇게 되면 대통령에게 직언도 하면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나가겠다"고 말한다.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후보가 참석하지 않은 KBS전주총국 후보자 토론회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는 정 후보의 이같은 '3선의원 역할론'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의 정권을 끝내는 것이 전북홀대를 끝내는 확실한 방법"이라고거들었다.
강성희 후보는 "윤석열 정부 들어 쌍발통은 없었고 국민의힘이 얘기하는 협치와 쌍발통 사기극은 끝났다"고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정운천 후보는 "지난 10년 동안 쌍발통 협치를 통해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다시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북 국회의원 10명 가운데 9명은 정권심판을 하라고 하되 1명은 여당의원을 만들어 협치를 해야 전북을 살릴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쌍발통을 굴려서 전북몫을 찾는 묘수'를 택할지 아니면 '쌍발통을 깨고 싸워서 전북몫을 찾는 방법'을 택할지는 유권자의 몫이다.
그러나 그동안에 '일당독주체제'를 만들어줘도 또 '쌍발통을 굴릴 기회'를 줘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는 점이다.
전북인구는 줄어 도내 14개 지자체 가운데 11개 지자체가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고 청년인구는 해마다 눈이 띠게 줄어들면서 전북 인구는 176만명 선도 곧 허물어질 위기에 봉착했다.
인구는 줄어도 선거구는 운 좋게 줄지 않아 이번 선거에서도 전북은 1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됐다.
전북의 현주소를 제대로 살펴서 제발 제 몫이라도 감당하는 국회의원이 선출되기를 바라는 것이 이번 22대 총선에 기대하는 전북 유권자들의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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