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 초월읍 쌍동리 일대 주민들이 화가 잔뜩 났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마을 앞 대규모 아파트 건설현장과 도로개설 공사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진과 매일 같이 겪는 교통혼잡 때문이다.
게다가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공사장 관리는 인근 초‧중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를 지도 단속해야 할 광주시는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쌍동리 146의5번지 일원에 1000세대 조금 넘는 '힐스테이트 초월역' 아파트가 오는 6월 입주 예정으로 마무리 공사 중이다.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단지 앞은 이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시행하게 된 '쌍동4지구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두 현장은 비좁기로 소문난 쌍동리 마을안길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이같이 열악한 현장 여건 탓에 주민들은 쉴 새 없이 드나드는 공사 차량으로 인한 통행 혼잡과 먼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 이 일대 도로는 살수차에서 뿌린 물과 흙이 뒤범벅돼 도로 상황이 엉망이다.
바람이 불거나 대형 공사차량이 이동할 때면 도로 공사 현장에 적치된 잔골재와 도로에 쌓여 있는 흙 먼지가 인근 주택가와 상가로 날아들어 주민들의 일상 생활과 영업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광주시는 아파트 공사장 일원의 방음벽·방진막을 철거토록 관련 허가를 변경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비산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지시설이 일부분 철거되면서 주민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비산먼지발생 사업신고) 변경 신청이 들어와 방음벽 방진막을 철거하라고 했다"며 "아파트 공사 마무리 단계에는 휀스 부분도 공사가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파트 공사가 도로 공사와 같이 진행되다 보니 먼지가 묻어 나가는 것 같다"며 "미흡한 부분은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공사장 구간을 지나는 도곡초교와 초월중 학생들도 안전 위험에 노출돼 있다. 횡단보도 선이 지워진 지 오래된 데다 통학로(인도)와 공사 구간이 구분돼 있지 않아 공사차량과 학생들이 뒤엉켜 통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구간은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사소한 부주의 만으로도 야간 차량 통행 시 하천 전복사고 우려마저 낳고 있다. 소하천 옆 도로현장 곳곳에 쌓아둔 폐기물도 위험하고 흉물스럽긴 마찬가지다.
쌍동리 주민들은 "아파트 공사가 본격화한 지난 2년 전부터 먼지와 통행 불편으로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생활 피해를 입고 있지만 단속하는 것을 못 봤다"며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쌍동리 주민 A씨는 "1000세대 아파트 건설현장 공사차량이 비좁은 마을도로로 다니도록 허가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집 안방까지 날아 들어온 흙 먼지의 고통을 누가 알고, 또 그 피해를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분개했다.
도로 개설공사 시공사인 B건설사는 "입주가 내일모레인데 도로가 좁고 협소해 공사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며 "주민 피해가 없도록 (공사현장 관리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저희는 아파트의 대지 경계 내부까지만 수주를 받아 공사를 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작업차량 운행 시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 살수차를 돌리고 있고,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는데 구조적으로 도로가 협소해 어렵게 공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