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총선후보 공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3선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갑)이 친명(친이재명) 원외 인사인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에게 밀려 탈락했다. 비명 그룹에서는 4선 김상희 의원, 재선 고용진·김성주·신동근 의원도 탈락했다. 이날 역시 '비명횡사·친명횡재' 기조가 이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연일 "민주당은 이제 '혁신 공천'을 완수하고 심판의 날을 향할 것"이라고 하고 있는 가운데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17개 지역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친명계 원외인사들이 도전장을 내민 지역에서 현역 의원들의 패배가 눈에 띄었다. 인천 서구병에서는 재선 신동근 의원과 허숙정(비례) 의원이 탈락하고, 이재명 대표 수행을 담당했던 모경종 전 당대표실 차장이 공천을 확정했다. 친명계인 모 전 차장이 두 명의 현역 의원을 꺾고 본선에 진출한 것이다.
경기 부천병은 여성 의원 최초로 국회부의장을 지냈던 비명계 4선 김상희 의원이 떨어지고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변호했던 이건태 당대표 특보가 승리했다. 전남 여수을에서도 비명계 현역 김회재 의원이 경기도청 정책수석을 지낸 조계원 예비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특히 친문계 중진인 전해철 의원의 탈락은 임종석·홍영표 배제에 이어 '비명횡사'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과거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혜경궁 김씨' 논란을 주도하며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은 3선 중진인 전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수박 뿌리를 뽑아버리겠다"는 언급으로 논란을 일으켜 '당직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선거구 합구로 민주당 현역 의원들 싸움이 불가피했던 서울 노원과 경기 부천 경선 결과도 이날 발표됐다. 서울 노원갑에선 노원을에서 4선을 지낸 친명계 우원식 의원이 비명계인 노원갑 재선 고용진 의원을 누르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부천정과 일부 합구가 이뤄진 부천갑에선 해당 지역 현역인 3선 김경협 의원이 부천정 현역 서영석 의원과 비례대표 유정주 의원에게 패해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다만 경기 평택갑에서 비명계 현역인 홍기원 의원이 임승근 전 평택갑 지역위원장을 이기고 경선을 통과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올드보이'들의 귀환도 눈길을 끌었다. 전북 전주병에서 정 전 장관은 정세균계 김성주 의원을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현역 윤재갑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정 전 장관은 과거 대선후보 시절 이 대표가 캠프 비서실 수석부실장을 지낸 인연이 있고, 박 전 원장도 민주당 복당 후 이 대표를 옹호하는 활동을 많이 해왔다.
호남에서는 친명계 현역 의원들의 승리 이어졌다. 전북 완주·진안·무주에선 이재명 지도부에서 초대 수석대변인을 지낸 안호영 의원이 승리했고, 전남 여수갑에선 주철현 의원이 이용주 전 의원을 눌렀다. 전북 정읍·고창에선 윤준병 의원이 1등을 차지했다.
전남 나주·화순은 구충곤 전 화수군수가 탈락하고 현역 신정훈 의원과 손금주 전 의원 간 2인 결선이 결정됐다. 전남 영암·무안·신안에선 천경배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이 탈락하고 현역 서삼석 의원과 김태성 당 정책위 부의장이 결선을 치른다. 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에선 박희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장이 공천을 받았다.
이 밖에 설훈 의원의 탈당으로 전략 선거구로 지정된 경기 부천을은 김기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이 서진웅 전 국무총리비서관을 제치고 본선에 올랐다. 윤관석 의원의 탈당으로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인천 남동을은 영입인재 13호 이훈기 전 OBS 기자가 이병래 전 민주당 남동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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