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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 커피집에 하나씩 배치돼야 한다"

[최재천의 책갈피] <커피집> 황소자리

한 잔의 커피에 일생을 바친 두 명의 장인이 있다. 모리미츠 무네오와 다이보 가쓰지. 40여 년간 자가배전과 융드립을 경위로 커피를 탐구하고 깊이를 더해온 커피집 주인장들이다.

업계의 많은 사람들은 둘을 두고 "동쪽의 다이보, 서쪽의 모리미츠."라고까지 부른다. 이들의 대담집, <커피집>이다. 커피숍도 아니고, 카페도 아닌 커피'집'이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정겹다. 우리도 통상 찻집, 술집, 국밥집 해왔으니까.

둘의 대화는 커피보다 진하고 향기롭다.

다이보 "신중하게 무언가에 집중하다 보면, 반드시 어떤 발견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지요."

모리미츠 "'반복하고 반복하기'는 우리처럼 무언가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커피집으로서 자신의 커피를 추구해나가는 데 있어서 원점은, 호기심과 탐구심이 아닐까요. 타인이 어떤 것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신의 체험으로 사물을 판단했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기준을 차용할 필요는 없다. 참고로 충분하다. 18세기를 살다 간 영국의 시인 에드워드 영이 남겼다. "우리 모두는 독자적인 인간으로 태어났다. 그런데 복제품으로 죽는 인간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개별성이어야 한다. 독자적이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존엄성이다.

모리미츠 "… 그보다는 스스로 체험하면서 좋은 방법을 선택하고, 납득할 만한 방법을 쌓아가는 것. 그런 작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다이보 "맛에 있어서 정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상에 넘쳐나는 상식이나 순위, '예' 아니면 '아니오'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것에 저항합니다. … 커피 역시 만드는 사람에 따라 각자의 해석과 제공하는 맛이 있고, 서로 다른 게 자연스럽다고 여겨집니다. 특히 미각은 아무런 축적이 없어도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감각이잖습니까. 자신의 감각을 믿고 그 맛에 흥미를 가지면 경험이 쌓여 생각도 성장하고, 다른 감각도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커피보다는 차를, 차보다는 술을 더 가까이하는 인생이었다. 커피를 매일 마시되 온전히 몰입해본 적은 없었기에 대화는 깊은 맛으로 다가왔다. 대화의 주제는 커피를 매개로 한, 실상은 삶과 철학이야기.

이후로 커피에 대한 나의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번역자의 커피 사랑이 지극했다. 이 분이 번역한 다른 커피 책도 모두 구입하게 하였으니. 바라건대 책이 우리나라 모든 커피집에 하나씩 비치되어 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커피집> ⓒ황소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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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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