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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자와 무관하게 3인자가 단독행동했다? 이게 상식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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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1,2인자와 무관하게 3인자가 단독행동했다? 이게 상식적인가"

[인터뷰] '양승태 사법 농단' 비판한 판사 출신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사법 농단'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제기된 47개 혐의를 모두 무죄로 선고했다. 검찰이 기소한지 4년 11개월 만의 판결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기소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취임 후 임기 6년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고 전 대법관 등에게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한 혐의로 2019년 2월11일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임종헌 전 차장 등 하급자들의 직권남용죄 등 혐의가 대부분 인정되지 않을 뿐더러, 일부 인정된다고 해도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지시·가담 등 공범 관계가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2월 5일에는 '사법농단'의 실무를 핵심적으로 담당해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사법행정권을 사유화해 특정 국회의원과 청와대를 지원했다는 혐의를 인정받았지만 '재판개입' 관련해서는 무죄를 받았다.

판사 출신인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금천구)은 이번 판결을 두고 "사법의 신뢰 회복을 기대한 국민의 눈높이에는 여러모로 미치지 못한 판결"이라며 "재판 관여가 인정되지만 '권한이 없어 무죄'라는 법리를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경우, 유사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기상 의원은 2017년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드러난 이후 전국 법관들이 모여 전국법관대표회의를 구성하던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을 맡았다. 당시 최 의원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을 뿐만 아니라 판사로서 국민들께 사죄의 말씀도 전했다. 그런 그가 이번 판결을 바라보는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아래 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최기상 의원. ⓒ최기상 의원실

"사법부 독립과 개혁 이끌던 법관 출신, 헌법가치 지켜내고자 한다"

프레시안 : 지난해 12월 이재명 당대표의 법률특보로 임명되었다. 이전에는 당대표 직속 윤리감찰단장으로 활동했다. 윤리감찰단장부터 법률 특보까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직책이다. 어떤 역할인가?

최기상 : 지난 2020년 9월 더불어민주당 초대 윤리감찰단장으로 임명된 후 이재명 당대표에 이르기까지 3년여 동안 윤리감찰단장을 맡았다. 윤리감찰단장은 주요 당직자와 선출직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젠더폭력 등의 불법·일탈을 감찰하고 당대표의 특별 지시 사항을 수행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당내에서 감찰 중인 사안에 대해 당사자들이 곡해하지는 않을지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늘 언행에 조심했다. 그러다 보니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저는 상설화된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을 맡아 사법정책과 재판 개선에 대한 사법개혁을 가장 보수적인 조직인 사법부 안에서 이끌었던 개혁적인 성향의 사람이다. 그런데도 21대 총선에서 당에 영입 인재로 합류했고 당에서 맡긴 중책이다 보니 묵묵히 윤리감찰단장직을 수행했는데 앞으로 더 노력해서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려 한다.

프레시안 : 법률 특보는 어떤 일을 하는가.

최기상 : 당대표의 법률특보는 당대표의 당무활동과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적 조언을 하는 등 당대표를 보좌하는 역할이다.

이재명 당대표의 법률특보로서 윤석열 정권의 야당 당대표 탄압, 삼권분립 훼손에 굳건히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한다. 제가 부결을 이끌었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기억해보면 "대통령의 친한 친구의 친한 친구"가 사법부 수장으로 지명됐다. 검찰과 사법부를 현 정권이 모두 장악한다면 삼권분립의 헌법가치와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 부결이 된 이유다. 앞으로도 사법부의 독립과 개혁을 이끌던 법관 출신으로 헌법가치를 지켜내고 민주당과 당대표에 대한 탄압에 굳건히 맞서고자 한다.

"양승태 판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판결이었다"

프레시안 : 법관 재직 중 여러 인상적인 판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의 손해배상책임 인정 판결(2016), 4대강 보 침수피해 농민에 대한 손해배상 인정 판결(2016),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판결(2017) 등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적인 법원에서 이러한 판결을 내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듯하다.

최기상 : 판사는 '약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권력자들이 힘없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신념으로 법관 시절 미쓰비시 중공업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 등을 했다. 법은 '국가가 국민을 보살피도록 규정하는 실천 규범'이라는 평소 소신에 따른 판결이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재판에 임하여 감사하게도 서울지방변호사회의 2010년도 법관평가에서 만점을 받아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던 것 같다.

프레시안 :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드러난 이후 전국의 법관들이 모여 전국법관대표회의를 구성하던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을 맡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뿐만 아니라 판사로서 국민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렸다. 그렇게 한 이유가 궁금하다.

최기상 : '사법농단' 사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 시절 사법부의 이익을 위해 주요 재판에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독립성이 생명인 사법부의 '재판개입' 의혹은 판사들과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겼다. '사법농단' 사태는 민주공화국의 근간인 삼권 분립이 훼손되고 인권 보호의 핵심인 재판의 공정성이 흔들리게 된 '헌법적 위기'였다.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전국 법원별·직급별 판사 대표가 모이는 회의체) 의장으로서 사법부가 공정한 재판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법관 독립이란 가치를 부정했다는 점에 대해 국민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렸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농단 사태에서 사법부의 뼈저린 자기반성과 함께, 환골탈태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했다.

프레시안 : 지난 1월 26일 '사법농단'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두 명의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직접 사과까지 한 입장에서 이번 1심 재판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기상 : 사법의 신뢰 회복을 기대한 국민의 눈높이에는 여러모로 미치지 못한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 재상고심과 관련하여 양 전 대법원장이 주심 대법관에게 의견을 전달한 사실,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의 의견 제출을 위한 방안, 재판 시나리오 등을 검토한 문건' 및 '청와대와 외교부, 법원행정처, 일본 기업 측을 대리한 법률사무소가 협의한 사실' 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다른 재판부에 개입할 권한이 없어 직권남용도 없다'는 법리를 적용하거나 재판개입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 또는 실무자에게 '지시'한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재판부는 '판사 비위 은폐 사건', '매립지 귀속 분쟁 사건', '위헌제청결정 사건에 대한 재결정 의견 전달' 등에서 '재판 개입'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박 전 대법관, 고 전 대법관에게 다른 재판에 관여할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거나 재판 개입에 공모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권한이 없으니 남용이 없다, 지시 없이 아랫사람들이 단독으로 재판 개입을 시도했다는 취지인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 의문이 있다.

▲이른바 '사법농단'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행정 1, 2인자와 무관하게 3인자가 단독 행동을 했다?"

프레시안 : 지난 2월 5일에는 '사법농단'의 실무를 핵심적으로 담당해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사법행정권을 사유화해 특정 국회의원과 청와대를 지원했다는 혐의를 인정받았다. 다만, '재판개입' 관련해서는 무죄를 받았다.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최기상 : 재판부는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며 "사법부 독립이라는 이념이 유명무실하게 됐고, 공정성·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하다"고 질타했다. 사법부가 입법부와 행정부를 견제하고 균형을 이뤄야 할 헌법상 본연의 역할을 저버렸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 것이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을 정지한 법원 결정'의 문제점을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검토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사건 검토를 지시하여 그 결과를 청와대에 제공했고 사건의 일방당사자인 고용노동부는 이에 기초해 작성한 재항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으며, 추가로 임 전 차장은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재항고이유서를 심의관에게 검토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주요 '재판개입' 혐의와 관련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앞선 재판에서 '재판개입'이라고 인정된 '판사 비위 은폐 사건'(비위 법관이 연루된 형사사건 선고 연기 요청 행위)에 대해서도 '재판 관여 행위이지만 재판에 관여할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으므로 무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재판 관여가 인정되지만 '권한이 없어 무죄'라는 법리를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경우 유사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프레시안 : 두 판결이 나온 후 사법행정 1인자인 대법원장과 2인자인 법원행정처장은 그대로 두고, 3인자인 법원행정처 차장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판결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기상 : 사법행정 1, 2인자와 무관하게 3인자가 단독 행동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두 전 대법관에 대한 1심 판결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은 모두 항소했다. 법원과 검찰은 항소심 재판에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사법농단, 헌법적 관점·피해자의 입장·제도적 보완 필요성 등으로 바라봐야"

프레시안 : 이 두 판결을 두고 법원이 서로 엇갈린 판단을 내놓았다고 본인 페이스북에서 지적했다. 여기서 말하는 '엇갈린 판단'은 무엇을 말하는가.

최기상 :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에 '사건을 빨리 검토하라'고 요청한 재판 개입과 대법원을 비판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위축 방안을 마련한 혐의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의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한 두 1심 재판부가 각각 위법한 행위, 정당한 행위라며 엇갈린 판단을 내놓았다. 2심에서 이에 대해 국민께서 납득하실 수 있을 만한 판결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프레시안 : 페이스북에 수사와 재판은 '사법농단' 진실의 극히 일부 영역일 뿐이라고 했다.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최기상 : '사법농단'은 협애한 수사·형사재판의 관점을 넘어 '헌법적 관점', '피해자의 입장', '제도적 보완 필요성'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첫째 '헌법적 관점'은 법관이 다른 법관의 재판과정에 개입하거나 간섭해 재판 독립과 공정성에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면, 그 자체로 사법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헌법위반이다. 형사적 관점과 제한된 법리해석으로만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둘째 '피해자의 입장'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강제동원 피해자, KTX 승무원 등 재판거래 의혹사건 피해자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 재판거래 여부에 대해 납득할 수 있도록 충실한 설명이 필요하다. 셋째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현행 제도에 대한 개선이 없다면, 대법원장과 대법관 임명 등의 과정에서 여전히 막강한 대통령의 임의적 권한으로 인해 제2, 제3의 사법농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행정처 폐지, 법관의 임용·재임용에 국민 참여 등으로 법관의 민주성과 책임성 강화, 국민 중심의 열린 재판 확립 등 제도 개혁은 6년 넘게 지지부진하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법치주의와 권 분립의 존재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할 때다.

"국민들 권리 구제위해서 판사 증원 신속히 이루어져야"

프레시안 :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인재영입 20호 인사로 발탁돼 국회의원이 됐다. 국회에 들어가야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기상 : 2017년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드러난 후 2018년에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으로 역할을 하며 법원 내부에서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사법부로 다시 태어나려고 많은 노력들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여론조사, 통계를 보거나 국민들 의견을 들어보면, 여전히 국민들은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법원 내부의 개혁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법개혁의 핵심은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서 제도적으로 완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법원을 잘 아는 사람이 사법개혁을 담당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법원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경험이 있고 법원에 대한 애정이 큰 제가 그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법원을 사직하고 정치의 길을 가게 됐다.

프레시안 : 의정활동 중에는 사법개혁 관련한 여러 법안을 발의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판사 정원을 2026년까지 1000명 증원하는 법안이었다. 정원 증원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법안을 발의한 배경이 궁금하다.

최기상 : 이탄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판사증원 법안'에 공동발의로 참여했다. 소액사건은 전체 민사사건의 70%를 넘을 정도로 국민 다수가 소액재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있다. 소액사건에서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충실한 변론 시간을 보장하고, 판결서 이유를 보다 충실하게 기재하도록 하려면 소액사건 담당 법관의 대폭 증원이 절실하다.

작년 2월 제가 대표발의한 소액사건심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존 법은 3000만 원 이하 소액사건의 경우 '판결서에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해 실무에서 일반적으로 판결이유가 생략됐다. 하지만 판결문에서 판결이유가 생략되면 패소이유를 알 수 없고 항소 시 항소이유서를 작성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크다. 이에 제가 대표발의한 법안에서는 소액사건 판결문에도 판결이유를 기재하도록 했고, 법안심사과정에서 일부 수정되어 '소액사건 판결문에도 판결이유를 기재하도록 노력할 의무'가 규정됐다. 법원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

보다 많은 판사들이 민생소액사건 판결문에도 이유를 기재하도록 하여 국민의 권리구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판사 증원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제가 대표발의한 소액사건심판법 논의과정에서 판사증원 법안이 함께 논의되었지만 통과되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 국민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프레시안 : 작년 9월, 김명수 대법원장 퇴임을 앞두고는 대통령이 지명할 대법원장 후보자를 대법원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3인 중 지명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기상 : 작년 3월과 7월, 대법원장후보추천위원회와 헌법재판소장후보추천위원회 신설을 제안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삼권분립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과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 및 헌법재판소장은 대등한 위치이어야 하는데, 현 제도는 대법원장 및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절차가 없고 대통령 1인의 의중에 따라서만 후보자를 지명하여, '견제와 균형'의 헌법 정신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법원장은 6년의 임기 동안 대통령에게 대법관을 제청할 수 있는 권한, 대법관이 아닌 법관 임명권 및 사법행정사무의 지휘·감독권 등 막중한 권한을 가진다. 또한 이처럼 대통령이 대법원장 임명권을 통해 사법부에 대해 실질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은 제왕적 대통령을 제도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비판받아 왔다. 연혁적으로, 1949년부터 1972년 유신헌법 전까지는 대법원장의 선정에 법관회의, 법관추천회의의 제청이나 법관의 자격 있는 자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선거를 거쳤다. 하지만 유신헌법에서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국회 동의만을 얻어 임명하도록 개정된 후 민주화 이후에도 복원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등 헌법기관장의 임명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법률에서 추천위원회 등 그 권한 행사의 방법, 절차를 규정하는 것은 헌법에 부합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 이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재판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하여 헌법재판소장 임명절차에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임명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며, 헌법재판소의 독립성 및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법안이다.

▲ 최기상 의원. ⓒ최기상 의원실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 고칠 수 있다"

프레시안 : 지역구가 서울시 금천구다. 금천구 현안은 무엇인가.

최기상 : 금천에는 힘 있고, 지역 현안을 지속적으로 챙길 수 있는 유능한 정치인이 필요하다. 저층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경부선 지하화, 도심 내 위치한 군부대 이전 등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예산도 많이 소요되는 굵직한 사안들이 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 경부선 지하화나 군부대 이전 관련 법안이 통과되었다. 다음 22대 국회에서도 금천구 지역현안들이 속도감 있게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 그간 진행 경과를 잘 알고 있는 힘 있는 정치인이 관련 정부 부처가 긴밀히 협력해서 정부예산이 적재에 투입되도록 해야 한다.

프레시안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정치를 시작하며 국민들에게 '법이 있어 참 다행이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많은 국민들이 잘못된 수사·기소와 재판으로 인한 고통과 피해를 호소한다. 민주공화국이라면 헌법을 위반하거나 잘못된 수사와 재판을 한 검사와 판사에 대하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년 판사 경험을 바탕으로 제21대 국회에서 검찰·사법개혁 법안을 추진해왔다. 주요 법안으로 판·검사가 위법·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했을 경우 처벌하는 '법왜곡죄' 신설 법안(형법 개정안), 직무상 위법행위를 저지른 판·검사 등이 퇴직 후 쉽게 변호사로 등록하여 '전관예우'를 누리는 현 제도를 고치기 위해 판·검사로 재직하였던 자에 대한 변호사 등록심사를 의무화하는 변호사법 개정안, 검사·법관 인사제도에 일반 국민 참여를 확대하여 국민의 견제를 제도화하는 검찰청법·법원조직법 개정안, 사법기관의 독립성 및 중립성 보장을 위한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후보추천위원회 법안 등을 대표발의했다.

검찰과 법원이 개혁에 주저하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법안들의 신속한 통과가 어려웠다.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국민 다수의 지지가 다시 모여야만 가능할 것이다.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 고칠 수 있다. 20년 판사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개혁·사법개혁을 완수하고자 한다. "약한 자 힘 있게, 강한 자 바르게"하는 정치를 실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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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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