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의도 입성 두 달여가 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한마디, 한마디가 '적대'의 언어고 '조롱'의 언어"라며 "가장 여의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전 수석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위원장이 '여의도 사투리를 안 쓰겠다'고 그랬다. 약간 신선한 시도였던 것 같은데 지내놓고 보니까 가장 여의도스럽다"면서 "'여의도 사투리'라는 게 뭔가? 상대방을 증오하고 적대시하고 조롱하고 이런 것이지 않나. '내가 뭘 잘한다'는 것보다 '저 사람이 뭘 못한다', '저 사람이 왜 나쁘다'라는 걸 설명하는 것이지 않나. (한 위원장은) 그걸 온몸으로 지금 구현하고 있는 분 아닌가. 한마디 한마디가 적대의 언어고 조롱의 언어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제가 봐도 좀 새로운 모습들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굉장히 공부 잘하는 사람, 머리 좋은 사람들이 하나하나 또박또박 뭔가 풀어가는 느낌은 있는데 그게 국민들에게 정치가 줄 수 있는 어떤 큰 메시지, 큰 그림, 감동을 주고 있느냐. 그 점에서는 저는 좀 인색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전 수석은 "한 위원장한테 기대했던 것은 결국 지금 국정의 난맥상,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 아닌가. 그걸 좀 바로잡아달라는 요청"이었다며 "조금 말 꺼내는 것 같더니 그냥 완전히 속된 말로 꼬리 내리고 아무것도 안 하지 않나.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마치 지금이 태평성대인 듯이 그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수석은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사건이) 매듭도 안 지어졌는데 (윤 대통령이) 방송 나와서, 녹화 방송에서, '매정하지 못했다'라는 말로 끝내버린 거 아닌가"라며 "그 말 들으면서 조금 이해가 안 되는 게 그분이 서울중앙지검장 할 때 언론사 사장들 만났다. (그때도) 매정하지 못해서 만났나? 부창부수(夫唱婦隨) 아닌가, 그 정도면"이라고 했다. 또 "(한 위원장은) 그것을 아무 말도 안 하고 마치 '무슨 일 있었어?' 이렇게 되물을 정도로 '나 몰라라' 하면 본인 숙제 안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일부 언론에서 많이 밀어주고 해서 여론이 조금 바뀌는 것 같으니까 거기에 상당히 기대고 있는 것 같은데 약간의 착시일 수 있다"며 "야당이 잘한다고, 저는 말할 수 없다고 본다. 굉장히 못한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여당이 잘 못하는 게 덮이냐? 덮일 것이냐?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수석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공천 과정을 'NBA'라는 영어 이니셜에 빗대 평가했다.
그는 "공천은 첫째 요건이 N, 노이즈(Noise)가 적어야 된다. 뭘 하든 노이즈가 많으면 안 된다. 공천은 기본적으로 시끄럽다. 그런데 그 노이즈를 최소화하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첫 번째 요건"이라며 "여당 한 위원장은 잘하고 있는 것 같고, 거기에 비하면 민주당은 지금 엉망이다. 난장판으로 가고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그 다음 B는 밸런스(Balance)이다. 균형을 맞춰야 된다. 계파별로, 직능별로, 출신별로 다양하게 또 세대별로 균형이 맞춰져야 한다. 한 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국민들이 '잘한다', 이렇게 평가할 텐데"라며 "이 밸런스에는 여야가 공히 국민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A는 어메이징(Amazing)이라고 뭔가 놀라운 깜짝 쇼나 깜짝 스타가 있어야 되는데"라며 "양쪽 다 새로운, '저 정도면 괜찮다'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NBA'라는 세 가지 기준을 놓고 보면 (또) 다른 총선 기준에 비춰 봤을 때 (양당의 이번 공천은) 평균 이하라고밖에, 저는 평가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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