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한의 수교국인 쿠바와 수교를 맺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외교적 활동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외교부는 "우리나라와 쿠바는 14일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 유엔대표부 간 외교 공한 교환을 통해 양국 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쿠바는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며, 유엔 회원국 중 아직 수교하지 않은 국가는 시리아 1개국이 남았다.
외교부는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지평을 더욱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한-쿠바 수교는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및 우리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양국 간 실질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쿠바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체계적인 영사조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1921년 일제강점기 당시 멕시코로 이주한 조선인들의 후손 1100여 명이 쿠바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0년 코로나 19가 창궐하기 전까지 연간 1만 4000명의 한국 국민이 쿠바에 방문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그간 양국은 문화, 인적교류, 개발협력 등 비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왔으며 "특히 최근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한 양 국민 간 우호인식 확산이 금번 양국 간 수교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향후 쿠바 정부와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조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2022년 기준 쿠바와 교역규모가 수출은 1400만 달러, 수입은 700만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쿠바에는 1만 명 규모의 현지 한류 팬클럽 'ArtCor'가 운영 중이며 2022년 7월에는 서울에서 쿠바 영화제가 개최됐고 지난해 12월에는 쿠바 수도인 아바나에서 국제영화제 계기 한국영화 특별전이 열리기도 했다.
쿠바와 한국은 1959년 1월 쿠바 혁명을 기점으로 관계가 단절됐다. 이후 2005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아바나에 무역관을 개설하면서 관계 회복의 계기가 마련됐다.
이후 2016년 6월 5일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과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 장관이 아바나 시내의 쿠바 정부 건물인 '컨벤션 궁'에서 양국 최초로 공식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2013년 9월 뉴욕에서 열린 한국·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 공동체(CELAC) 고위급 회담 계기에 면담한 적이 있었지만, 공식 회담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북한은 쿠바와 1960년 수교를 맺었고 1997년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는 등 사회주의 국가 중에서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고위급 인사 상호 방문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의 교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북한이 이번 한-쿠바 수교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