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주당의 정책 방향과 관련한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경제에 있어 더 유능하다, 시장을 이해하고 있다, 기업 친화적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친기업 진보주의"를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념적 진보주의'를 벗어나 시장 경제 안에서 진보주의를 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친기업'은 스타트업(신흥 벤처기업)을 말한다.
김 지사는 31일자 <중앙일보>와 대담에서 "(민주당이)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국민 지지를 받으려면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시장을 존중하면서 시장의 불공정과 불형평을 해결하는 정당, 이른바 '친기업 진보주의'를 표방한 정당으로(거듭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시장과 시장경제를 이해하고 새로운 방향을 정립해서 국가와 시장·기업이 함께 가는 새 좌표를 제시하는 게 민주당의 새로운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민주당의 가치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도지사 당선 후인 지난해 6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방문한 적이 있다. '언론에서는 가장 덜 민주당 사람 같아서 당선됐다는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부총리님이 가장 민주당 가치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하시더라"라고 일화를 전했다. 김 지사는 "문 정부 말기에 총리 제안을 받았을 때도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남은 1년여를 정책 뒤집으면서 민주당과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어서 대통령님이 굉장히 불편할 거라고 했더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아무도 그렇게 안 하는데 그때 담대하게 해주셔서 고맙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전 (민주당과) 전혀 이질적인 사람이 아니다. 문 정부 핵심인사였던 윤석열·최재형은 상대 당인 국민의힘에 갔지만 저는 아주대 총장 시절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비대위원장 제안을 거절하면서 '그 당은 내 가치와 안 맞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진보가 정권을 잡았을 때 범했던 우"가 있다고 지적하며 "욕망 아니라 탐욕이면 어떤가. 인간의 탐욕을 무시하면 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으로 돈 버는 걸 죄악시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지난해 당선 후 경기도에 와보니 다주택자 승진을 금지했더라. 취임 후 상당히 완화했다. 공직자가 과도한 투기를 했다면 모를까 집 두세 채 있는 게 죄는 아니지 않느냐. 시장을 부인하는 진보는 엉터리 진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새로운 민주당이 되려면 진보의 가치가 뭔지 정확히 알고 그걸 실천에 옮길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고 본다"며 "여전히 많은 민주당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성장과 분배가 양립하기 어렵다는 말은 다 옛날얘기다. 각 나라의 경제·사회 여건에 맞춰 이 둘의 예술적 조화가 필요한데, 이게 실력이다.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반드시 되리라고 본다. 저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민주당이 지금처럼 감나무 아래 입 벌리고 서서 상대편 실수만 기다리는 식으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되면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나홀로민주당이 될 수밖에 없다. 정책과 혁신으로 경쟁하는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서, 자기 밥그릇이 아니라 국민 밥그릇 챙기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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