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행복한베이커리&카페' 구정환입니다. 오늘 상 받으러 왔습니다!"
우렁찬 인사가 고요한 사무실을 깨웁니다. 놀란 얼굴로 고개를 빼고 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한 푸르메재단 직원들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2023 푸르메 우수직원 시상식을 기다리는 수상자들
한 해의 끝을 며칠 앞둔 12월 18일,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특별한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푸르메재단 산하에 있는 장애인 일터의 우수직원을 선정해 표창장을 수여한 겁니다.
올해 수상자는 푸르메소셜팜 이덕희 직원, 무이숲 원유림 직원,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 전재선 직원, 파니스(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호작업장) 나현기 직원, 행복한베이커리&카페 구정환 직원으로 총 5명. 시상식이 1시간도 더 남았는데, 수상자들이 일찍부터 속속 도착합니다. 우렁찬 인사와 얼굴 가득한 웃음에서 수상의 설렘이 드러납니다.
자리에 둘러앉아 인사를 나누고 웃음 띤 얼굴로 한참을 대화하던 직원들. 시상식을 시작하자 긴장이 역력한 얼굴입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대표가 "올 한해 열심히 일한 여러분 덕분에 각 기관이 잘 운영됐다"는 감사의 말과 함께 축하를 건네니, 직원들이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습니다.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지요. 첫 순서로 지목된 구정환 직원이 자신 있게 일어섭니다. "2023년에도 잘했지만 2024년에는 '행복한베이커리&카페' 발전을 위해 제 잘생긴 얼굴로 매출을 100% 상승시키겠습니다!" 위풍당당한 공약에 열렬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우수직원들이 생각하는 '수상 이유'도 들어봤습니다. "일을 열심히 해서 상을 받게 됐다", "바쁠 때 혼자 포스기로 주문받아서 바로 음료까지 다 만들었다", "빵을 예쁘게 만든다고 선생님에게 칭찬받았다" 등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2023년 한 해 열심히 일했다는 자부심만큼은 한결같이 강합니다.
백경학 상임대표가 직원들에게 표창장과 함께 선물을 전달합니다. 진지한 얼굴로 상을 받던 수상자들에게 각 기관 담당자가 꽃다발을 내밀자 놀란 얼굴로 받아들더니 표정이 눈에 띄게 환해집니다. 함께 일한 동료들의 정성 어린 마음이 어떤 선물보다 기쁜 것이겠지요.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 전재선 직원은 "꽃다발은 처음 받아봤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습니다.
이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일까요? 하나같이 입을 모아 "재밌다", "즐겁다"고 말합니다. "동료들이랑 선생님들이랑 같이 일해서"가 그 이유랍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 우수직원들에게 푸르메재단 전 직원이 마음을 담아 축하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라는 한 수상자의 말이 이 상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얼마 전 푸르메소셜팜에 갔을 때 한 직원이 다가오더니 "저번(2022년)에 우수직원상을 받았던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말에서 1년이 지났음에도 우수직원상이 그에게 여전히 큰 자부심으로 자리한 것이 느껴졌지요. 상의 무게는 어쩌면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그 상 앞에 얼마나 당당한지, 얼마나 진심을 다했는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진심을 담아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낸 2023년 우수직원들에게 축하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푸르메 직원으로 함께할 수 있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위 글은 비영리공익재단이자 장애인 지원 전문단체인 '푸르메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가기 : https://purm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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