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새만금 예산이 일부 복원된 것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정책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판단력을 흐리게 했고 결국 그 잔꾀에 넘어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8월 말,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 후 2024년 새만금 SOC 10개 사업의 부처 반영액 예산 6626억 원 가운데 78%인 5147억 원이 삭감돼 1479억 원만 국회에 넘겨졌다.
지난 4개월여 동안 전북도민들은 새만금 예산 원상복원을 촉구하면서 총궐기에 나섰고 전북정치인들은 새만금 예산 복원을 촉구하며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차원에서 앞다퉈 머리를 깎았다.
그러다가 12월 20일, 국회 예산 처리 시한 하루 앞두고 삭감액 5100여 억 원 가운데 여야 합의로 3000억 원이 되살아났다.
이로 인해 새만금 예산은 4개월 여 만에 3000 억 원이 증액돼 4479억 원으로 늘어났다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1479억 원에서 4479억 원으로 늘어났으니 세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새만금 예산 삭감은 78%, 복원은 67%
그렇지만 지난 넉 달 동안 전북도민과 출향인들이 총 궐기하면서 원상 복원을 요구했던 예산에는 67% 수준에 그친다.
그런데 민주당은 "새만금 예산 복원 없이 국가 예산 통과는 없다"던 결기는 사라지고 "여당과 정부의 비협조 태도에서 새만금 SOC 예산을 3000억 원으로 늘린 것은 선방한 것으로 본다"고 위안을 삼고 있다.
'아침에 많이 깎고 저녁에 조금 늘려준 것'이나 다름없는데 선방했다고 스스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고사성어 조삼모사(朝三暮四)가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가덕도신공항은 부처 요구액 1647억 원보다 세배가 늘어난 5363억 원이 반영돼 변동이 없고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부산민심 달래기에 지극 정성이다.
가덕도신공항 사업비는 올해 예산 130억 원에 비하면 무려 41배가 늘어났다.
전북이 잼버리대회를 핑계로 국가예산 11조 원을 빼 먹었다는 공격을 당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던 전북 정치권은 5000 억 원을 쓰고도 유치에 실패한 부산엑스포를 향해 '잼버리처럼 철저히 감사하라'는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선방을 했다고 위안을 삼고 있는 전북 국회의원들의 삭발한 머리는 아직도 다 자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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