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실 행정관이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천공이 자신의 주변에 마치 자기가 관저 부지에 다녀온 것처럼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경찰의 최종 수사 결론대로 천공이 실제 관저 부지에 다녀가지 않았더라도, 천공 본인은 마치 대통령의 관저 부지에 다녀왔고,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게 된다.
<동아일보>가 12일 보도한 데 따르면 최근까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공직기강팀장으로 근무한 정호윤 전 행정관은 자신의 저서 <가짜와의 전쟁>을 통해 "천공이란 사람은 (대통령 내외가) 과거에 잠시 알았던 사이일 뿐"이라며 "(현재에는) 어떤 관계가 없음에도 어떻게든 대통령 내외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악의적인 사람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이 책에 따르면 정 전 행정관은 천공의 '관저 선정 개입' 의혹에 대해 "천공이 자기가 아니라고만 했으면 일방적 가짜뉴스로 사라졌을 것"이라며 "파악하기로는 천공이 자신의 주변에 마치 자기가 관저 부지에 다녀온 것처럼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전 행정관은 "관저 부지를 보러 갔는데 자신(천공)이 드러날까봐 마스크를 쓰고 차 안에서만 봤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천공에 대해 "한 번은 크게 혼이 나야 할 사람"이라고 했다.
천공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은 김종대 전 의원이 방송 인터뷰에서 "국방부 고위관계자에게 '사실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천공이 나타났다'는 구체적인 증언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어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본인의 저서 <권력과 안보>를 통해, 지난해 4월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천공이 공관을 다녀간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과 부 전 대변인은 물론 이같은 사실을 보도한 <뉴스토마토> 등의 언론사는 대통령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발당했다.
이후 경찰은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본 건 천공이 아니라 풍수지리 전문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로 확인됐다는 것이 이유였다.
천공 관저 개입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천공 본인은 직접 '관저에 가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 천공은 경찰의 수십 차례 출석 요구도 거부했다. 천공이 출석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경찰 측은 "(천공에) 서면 조사서를 발송해 답을 보내왔는데, 관저 이전과 관련해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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